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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마음씨가 부드럽고 상냥하다'는 뜻의 '살갑다'

[토박이말 맛보기1]-65 살갑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어제는 뜻깊은 만남이 있었습니다. 제 조카가 나온 간디가온배곳(중학교) 배움이들에게 토박이말 놀배움 이야기를 해 주고 왔습니다. 제가 사는 곳보다 조금 높은 곳이라 그런지 고까잎(단풍)이 더 많았고 이미 떨어진 잎도 많았습니다. 얼마동안 했는지는 모르지만 마실을 갔다 오는 아이들의 얼굴이 참 밝았습니다. 맑은 숨씨(공기)를 마시며 모듬끼리 마을을 한 바퀴 돌고 오는 일을 다른 배곳 아이들은 꿈에서도 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에 부럽기도 했습니다.

 

 마실을 다녀 온 뒤라 좀 힘들어하는 아이도 있었지만 토박이말을 살려 일으켜 북돋워야 하는 까닭에 이어 제철 토박이말과 옛날 배움책 이야기를 끝까지 듣고 토박이말 찾기 놀이를 즐겁게 해 주었습니다. 이야기가 재미없다고 좀 제멋대로 굴지는 않을까 살짝 걱정도 했는데 한 해도 될 걱정이었습니다. 다음에 만날 때는 여러 가지 놀배움을 해 보기로 했습니다. 또 한 곳에 새로운 토박이말 놀배움 씨앗을 뿌렸으니 싹을 틔우고 잘 자랄 수 있도록 도와야겠습니다. 

 

 

 

 

 오늘 맛보여 드릴 토박이말인 '살갑다'는 '마음씨가 부드럽고 상냥하다'는 뜻으로 쓸 수 있는 말입니다. 그렇게 보면 어제 제가 만난 아이들은 모두 살가운 배움이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말은 본디 '집이나 세간 따위가 겉으로 보기보다 속이 너르다'는 뜻을 가진 말이었습니다.  "신기에는 평양 나막신"이라는 옛말(속담)이 있는데 (속이 널러) 신기에 편안한 평양 나막신처럼 붙임성이 있고 사근사근한 사람을 빗대어 이르는 말'이랍니다. 그런 뜻이 번져서 위와 같은 뜻도 되고 '닿는 느낌 같은 것이 가볍고 부드럽다'는 뜻과 '물건 따위에 정이 들다'는 뜻으로도 쓰게 되었을 것입니다.^^

 

 

4352해 열달 열닷새 두날(2019년 10월 15일 화요일)

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