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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발달', '발전'을 옛날 배움책에서는?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112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112 일어남 옮겨지다 흘러 들어가다 떨어지다 붙어살다 커짐

 

 

          

 

오늘은 4284해(1951년) 펴낸 ‘우리나라의 발달 6-1’의 51, 52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51쪽 둘째 줄에 ‘일어남’이 있습니다. 요즘 배움책에서 ‘건국’이라는 말을 많이 쓰는 것과 견주어 볼 때 아주 다른 말임을 알 수 있습니다. 셋째 줄에 ‘옮겨지고’가 있습니다. 요즘에 흔히 쓰는 ‘이주되고’와 뜻이 비슷한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어서 나온 ‘흩어져 가기도’ 도 쉬운 말이고 여섯째 줄에 나오는 ‘흘러 들어갔다’는 흔히 쓰는 ‘유입되었다’는 말을 쉽게 풀어 쓴 말이라 더 반가웠습니다.

 

여섯째 줄에 있는 ‘떨어지고’는 ‘함락되고’라는 말을 많이 보고 들은 사람들에게 낯설어서 오히려 어렵게 느껴질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여덟째 줄에 ‘다 떨어진 것은 아니어서’에서 보듯이 한결같이 쓴 말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일곱째 줄에 나오는 ‘잡혀갔으나’도 ‘압송되고’라는 어려운 말을 쓰지 않아서 좋았고 아홉째 줄에 있는 ‘붙어살던’도 쉬운 말이라 좋았습니다.

 

열셋째 줄에 ‘새 나라를 세웠다’는 말도 ‘건국하였다’를 쓰지 않아 좋았고 열다섯째 줄에 나오는 ‘터전’과 이어서 나오는 ‘두 나라’ ‘벌어져’, 마지막 줄에 나오는 ‘이르렀다’까지 쉬운 말들이 나와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52쪽 셋째 줄과 넷째 줄에 걸쳐서 나오는 ‘이때부터 우리 겨레는 어떻게 살게 되었는가’가 다 쉽게 풀이한 것인데 요즘 흔히 쓰는 ‘민족’이 아닌 ‘겨레’라는 토박이말을 써서 더 눈에 띄었습니다. 다섯째 줄에 있는 “발해는 어떻게 하여 이루어진 나라인가?”에서도 ‘이루어진’을 ‘성립된’이라고 하지 않아 좋았습니다.

 

일곱째 줄에 있는 ‘발해의 커짐’에서 ‘커짐’은 ‘발전’이라는 말을 흔히 쓰는데 쓰지 않고 쉬운 말을 써서 좋았습니다. 아홉째 줄과 열째 줄에 걸쳐서 나오는 ‘또 어떻게 하여 우리 역사에서 떨어져 나가게 되었는가 생각하여 보자’에서 ‘떨어져 나가게’도 ‘분리’라는 말을 흔히 쓰는데 쉬운 말로 풀어주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열한째 줄에 나오는 ‘좋은 정치를 펴기게 힘썼으므로’에서 ‘좋은 정치를 편다’는 말도 ‘선정을 편다’를 쉽게 풀어 준 말이고 ‘힘썼다’도 ‘노력하다’는 말을 풀어 준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열둘째 줄에 나오는 ‘크게 떨치어’도 ‘발전하여’를 갈음한 말이라 좋았고 열넷째 줄에 있는 ‘닿았다’와 마지막 줄에 있는 ‘옛 터’도 토박이말이라 반가웠습니다.

 

가르치는 길(교육과정)을 새롭게 바꾸는 모임이 이미 여러 차례 열렸고 또 한 차례 열릴 것이라는 기별을 보았습니다. 잘하고 있는 다른 나라의 좋은 것도 살펴 보태고 앞으로 달라질 누리를 어림해 그에 맞춰 갖추어야 할 것도 챙겨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토박이말을 바탕으로 한 쉬운 갈말(학술용어)로 알맹이를 채워 가르치고 배우는 길을 열자는 뜻이 가장 앞섰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4352해 온겨울달 나흘 삿날 (2019년 12월 4일 수요일)

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