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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그리고 우리말

공무원도 모르는 공공용어, 이대로 괜찮을까

국립국어원, 어려운 공공용어 조사 결과 발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국어원(원장 소강춘)은 국민이 어떤 공공용어*를 어려워하는지 알아보기 위하여 실시한 <공공용어 대국민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이번 조사는 일반 국민 1,000명과 공무원 102명을 대상으로 2019년 10월부터 11월까지 진행하였으며, 설문 목록은 2016년에서 2018년까지의 중앙행정기관의 보도자료와 정부 업무보고 자료 등에서 추출한 공공용어*로 구성하였다.

 

* 공공용어: 공문서 등에서 사용되는 행정용어, 정책용어 등

조사 대상 140개 용어 중 공무원이 모르는 용어 50% 넘어

 

조사 대상인 140개의 공공용어 중 일반 국민이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용어는 97개에 이르며, 공무원 스스로도 잘 모르는 말이라고 응답한 용어도 81개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사실은 공공언어 개선을 위해서는 중앙행정기관을 비롯한 공공기관의 적극적인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공무원도 모르는 말로 표현된 정책에서 좋은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한자어는 오래전부터 쓰였지만, 일상생활에서는 자주 접할 수 없는 용어를, 외래어는 최근 들어 쓰이기 시작한 용어들을 대체로 어려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로마자만 그대로 노출된 용어는 'GDP' 정도를 제외하고는 일반 국민과 공무원 모두 어렵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마자만 쓰는 것은 한글 전용의 원칙을 규정한 국어기본법 위반이기도 하므로, 국민 소통의 측면과 아울러 법을 지킨다는 차원에서도 꼭 개선해야 할 것이다.

 

‘예규’, ‘리플릿’, ‘이첩’, ‘MOU’ 등은 공무원에게는 상대적으로 친숙하나 일반 국민은 어려워하는 용어들이다. 일반 국민에게 공개되는 공문서를 쓸 때는 국민이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용어를 찾아 쓰고, 때로는 새로운 말로 다듬어 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어려운 정책용어는 정책의 취지 전달하기 어려워

 

한편, 공무원을 대상으로 정책용어(새로 추진하는 정책에 붙인 고유한 사업명) 13개를 조사한 결과에서는, ‘스마트 워크, 오픈 캠퍼스, 스마트 팜 혁신 밸리, 메이커 교육, 법률 홈닥터, 월드 클래스 300, 비즈쿨, 디지털 원 패스, K-Move 스쿨, YES FTA, 혁신 창업 클러스터’ 등 11개에 해당하는 용어가 무슨 정책인지 모르겠다는 응답을 얻었다. ‘임금 피크제’와 ‘스마트 시티’만 이해도 3점을 겨우 넘겼을 뿐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많은 정책명들이 일반 국민뿐만 아니라 일선 공무원에게도 제대로 전달이 안 되는 상황임을 알 수 있다. 정책명을 만들 때는 정책의 취지를 국민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쉽고 친숙한 용어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소강춘 국립국어원장은 “공공언어가 쉬워지면 국민이 정책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 들이는 시간과 노력도 그만큼 줄어든다.”라며 공무원들이 솔선수범하여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쉬운 공공언어를 사용할 것을 당부했다. 국립국어원은 쉬운 공공용어 사용에 도움이 되는 공공용어 점검표 등을 제작하여 공공기관에 보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