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닫기

신문 사설 평가, 조선일보가 꼴찌

신문 사설 평가, 조선일보가 꼴찌 국어문화운동본부, 신문 사설 문장 검토 결과 발표 ▲ 신문 사설의 국어적, 논술적 관점 평가 그래프 ⓒ 국어문화운동본부 말과 글을 옳게 올바르게 쓰는 것이야 누구에게나 중요한 일이다. 그 가운데서도 언론은 더욱 모범이 되어야 한다. 보통의 국민이면 언론의 글(신문에 쓰인 글)이 모범답안이라고 생각하여 따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언론은(신문은) 실제 모범적인 말글을 쓰고 있을까? 그동안 텔레비전은 출연자들의 잘못된 말 때문에 많은 비판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비속어, 외국어를 마구 쓰는 것은 물론 맞춤법, 어법을 어긴 말을 쓰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문은 어떨까? 이번에 종이신문을 대표한다는 중앙 일간지 5군데의 사설을 집중분석한 내용이 발표되어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3월 2일 이른 11시 광화문 경희궁의 아침 3단지 201호 회의실에서 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오랫동안 국어운동을 해온 국어문화운동본부(회장 남영신)가 5대 일간지의 1월치 사설 문장을 검토한 내용을 발표한 것이다. 이 발표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끈 것은 우리나라 신문 중 가장 많은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조선일보 사설이 가장 좋지 않은 점수를 받은 점과 대다수의 사설이 국어기본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 조사는 국어적 관점과 논술적 관점으로 나누어 분석하고, 그 두 가지를 종합했다. 그 결과 사설을 가장 잘 쓴 신문은 총점 60점을 얻은 중앙일보였고, 사설을 가장 못 쓴 신문은 총점 189점을 얻은 조선일보로 드러났다. 국어적 관점에서도 역시 중앙일보 42점, 조선일보 138점으로 평가되었으며, 논술적 관점에서도 중앙일보가 18점으로 으뜸, 조선일보 51점으로 꼴찌가 되었다. ▲ 가장 흠이 적은 사설에 뽑힌 중앙일보 1월18일자 사설 "‘탈출한 국군포로 가족도 보호 못 해 주는 나라’" ⓒ 김영조 ▲ 흠이 가장 많은 사설에 뽑힌 조선일보의 ‘사법 테러는 무법천지를 만든다.’ⓒ 김영조 조선일보는 ‘어문 규정을 가장 자주 어긴 신문’과 ‘한자, 알파벳, 외국어를 가장 많이 쓴 신문’으로 뽑혔으며, ‘비문법적인 문장을 가장 많이 쓴 신문’ 부분에서도 꼴찌를 면치 못했다. 또 동아일보는 ‘띄어쓰기를 가장 잘한 신문’으로 뽑혔지만 ‘논리비약, 자극적, 편파적인 문장을 가장 많이 쓴 신문’에서 꼴찌 평가를 받아 빛이 바랬다. 반면에 중앙일보는 ‘어문 규정을 가장 잘 지킨 신문’, ‘한자, 알파벳, 외국어를 전혀 안 쓴 신문’, ‘비문법적인 문장을 가장 적게 쓴 신문’, ‘논리 비약, 자극적, 편파적인 문장을 가장 적게 쓴 신문’ 등 띄어쓰기 부분만 빼고 싹쓸이를 한 것으로 드러나 비교적 모범적인 사설을 쓰는 신문임이 부각되었다. 중앙일보가 이렇게 모범적인 사설을 쓰게 된 것은 그동안 신문에 ‘우리말 바루기’를 꾸준히 연재하고, ‘한국어가 있다’란 단행본을 발행하는 등 어문 규정 지키기와 바른 문장 쓰기 노력을 꾸준히 전개한 결과라는 평가가 있다. 전체적으로 흠이 가장 적은 사설에도 총점 7점을 얻은 중앙일보의 ‘탈출한 국군포로 가족도 보호 못 해 주는 나라’가 뽑혔고, 전체적으로 흠이 가장 많은 사설에는 총점 58점을 받은 조선일보의 ‘사법 테러는 무법천지를 만든다.’가 선정되었다. ▲ 신문 사설 2007년 1월분 항목별 조사 결과 점수표 ⓒ 국어문화운동본부 국어문화운동본부는 평가의견에서 국어 사용은 국어기본법을 바탕으로 삼아야 하는데 대부분의 신문이 국어기본법을 지키려는 노력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어기본법에 따라 모든 문장은 한글로 쓰고, 꼭 필요할 때에 한해서 가로 안에 한자나 알파벳을 병기할 수 있는데 조선일보는 ‘前前前전전전, 大刷新대쇄신, 修道僧수도승’처럼 한자를 한글 앞에 제시하는 방식으로 국어기본법을 정면으로 어긴 사실이 심각하게 지적되었다. 한편 중앙일보와 경향신문은 ‘중국 공안’을 ‘중국 당국’ 또는 ‘중국 정부’로 순화하여 사용했는데, 이는 중국식 용어인 ‘공안’을 그대로 쓰지 않고 우리식으로 바꿔 사용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 기자회견을 하는 국어문화운동본부 남영신 회장 ⓒ 김영조 기자회견을 마치면서 국어문화운동본부 남영신 회장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신문의 사설이 국어기본법을 지키지 않는 것은 큰 잘못이다. 더구나 많은 학생이 이렇게 문제투성이인 사설로 논술공부를 한다는 것도 심각한 문제일 것이다.”라고 강조한다. 또 “사설 대부분이 일방적인 주장으로 일관되어 있고, 상대의 언행에 말싸움을 하듯 반박논리만 있을 뿐 설득을 위한 논리 전개가 없는 실정이다. 합리적, 객관적인 사고를 가지고 일관된 논리 전개를 통하여 결론을 유도하지 않고 자기편의 카타르시스를 위해서 사설을 쓴다는 느낌을 준다면 그것은 선전, 선동을 위한 글일 뿐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