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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김수연의 수궁가-미산제’

박초월 명창으로부터 이어진 미산제 ‘수궁가’ 완창 무대
진중한 기품과 애원성 깃든 소리로 관객의 마음 사로잡아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극장(극장장 김철호) 완창판소리 ‘김수연의 수궁가’ 공연이 6월 20일(토)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열린다. 김수연 명창은 박초월 명창에게 사사한 미산제 ‘수궁가’를 2019-2020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 마지막 완창판소리 공연으로 선보인다.

 

1947년 전라북도 군산에서 태어난 김수연 명창은 어린 시절 집근처 국악원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자연스럽게 이끌려 판소리를 배우기 시작했다. “국악원에서 흘러나오는 민요와 판소리, 대금이며 아쟁 소리에 매료되어 넋을 잃고 빠져들었다”라는 김 명창은 이후 박초월과 성우향 명창에게 공부했다.

 

소리 공부에 빠져든 김수연은 1978년 남원춘향제 명창대회 장원을 차지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해 1989년 전주대사습놀이 판소리 명창부 대통령상, 1992년 KBS국악대경연 대상 등 으뜸 권위의 판소리 대회에서 연이어 수상하면서 명창의 반열에 올랐다. 1995년부터 2008년까지는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에 재직하면서 판소리의 대중화와 세계화에 큰 노력을 기울였다.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춘향가’ 전수교육조교이자 김세종제 춘향가 보존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수연 명창은 한양대학교 음악대학 국악과 겸임교수를 맡는 등 판소리 전수와 후학 양성에도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

 

 

판소리 ‘수궁가’는 전승되는 판소리 다섯 바탕 중 유일하게 우화적인 작품으로, 수궁과 육지를 넘나들며 펼쳐지는 토끼와 별주부 자라의 이야기를 다룬다. 동물의 눈을 빌려 강자와 약자 사이의 대립과 갈등을 재치 있게 그려낸 ‘수궁가’에는 해학과 풍자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김수연 명창이 6월 완창판소리에서 부를 ‘수궁가’는 송흥록-송광록-송우룡-유성준-정광수-박초월로 이어진 소리다.

 

박초월 명창의 호를 딴 미산제 ‘수궁가’에는 서민적인 정서와 자연스러운 소리가 특히 잘 녹아 있다. 본래 동편제 소리이지만 서편제의 계면성이 조화를 이루었으며, 상하청을 넘나드는 음과 화려한 시김새가 돋보인다. 미산 박초월 명창의 소리 전통을 계승한 김수연 명창의 완창판소리 무대는 미산제 ‘수궁가’의 멋과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낄 기회다.

 

애원성이 깃든 목을 타고난 김수연 명창의 소리는 진중한 맛과 우아한 기품이 묻어난다는 평을 받는다. 감정이 과장하지 않으면서도 곰삭은 수리성 곧 쉰 목소리와 같이 껄껄한 음색의 성음으로 좌중을 압도하는 소리꾼이다. 김수연 명창은 “수궁가는 판소리 다섯 바탕 중에서도 인간사 충(忠)을 다룬 귀한 소리”라며 “우리 삶에 지혜와 위안을 건넬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완창 무대에 서려 한다.”라고 말했다. 고수로는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고법 예능보유자 김청만 명고, 제20회 전국고수대회 대통령상 수상자 조용복이 함께한다. 또한, 김세종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한국음악전공 책임교수가 해설ㆍ사회를 맡아 작품의 이해를 돕는다.

 

국립극장 완창판소리는 1984년 시작된 이래, 성창순ㆍ박송희ㆍ성우향ㆍ남해성ㆍ송순섭 등 당대 으뜸 명창들이 올랐던 꿈의 무대이자, 판소리 한바탕 전체를 감상하며 그 가치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최초ㆍ최장수ㆍ최고의 완창 무대다. 전통에 대한 자신만의 정체성을 지키며 소리 내공을 쌓고 있는 으뜸 소리꾼이 매달 이 무대를 통해 귀명창과 만나고 있다. 이번 공연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생활 속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객석 띄어 앉기’를 시행한다.

 

예매ㆍ문의 국립극장 누리집(www.ntok.go.kr) 또는 전화 02-2280-4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