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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귀비 소고

[정운복의 아침시평 49]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중국의 4대 미인하면 양귀비, 서시, 왕소군, 초선 또는 우희를 꼽습니다.

사실 양귀비는 당나라 현종의 며느리였지요.

양귀비의 미모에 빠진 당현종이 며느리를 뺏어 후궁으로 삼은 이상한 관계랍니다.

 

실제로 양귀비의 체형은 좀 풍만한 편이었고

재주가 뛰어났으며 비파를 비롯한 음악과 춤에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었다고 합니다.

양귀비의 원래 이름은 양옥환으로 당현종에 붙어 권력이란 마약에 심취합니다.

 

그녀는 안사의 난이 일어나게 된 원인이 되기도 하였는데

결국엔 천수를 누리지 못하고 산시성에서 목매달아 자살하고 맙니다.

그녀의 나이 37살이었지요.

 

그 양귀비의 이름을 딴 식물이 있습니다.

앵속, 약담배, 아편꽃이라고도 불리는 식물이지요.

어렸을 때 어머니는 쑥갓밭에 양귀비를 몇 뿌리 심으셨습니다.

어림잡아 보면 쑥갓인지 양귀비인지 쉽게 판단할 수 없거든요.

 

 

토사곽란이 나거나 소가 설사를 할 때 양귀비를 삶아 먹이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씻은 듯이 나았으니 그 약효는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가정상비약으로 양귀비 몇 뿌리쯤은 심는 것이 그때의 사회상이었고

정부에서도 세 뿌리까지는 허락해준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양귀비의 덜 익은 열매에 상처 내면 검은색의 유즙이 맺힙니다.

그것을 받아 섭씨 60도 이하에서 말린 것을 아편이라 하는데

맛이 매우 쓰고 마취성이 있지요.

그것을 약제로 만든 것이 모르핀입니다.

 

아편을 담배와 함께 피면 마취 상태에 빠져 몽롱함을 느끼고

습관성이 되면 중독 현상이 나타나게 되어

현재는 양귀비 재배를 법으로 금하고 있음은 물론

한 뿌리만 키워도 법의 제재를 받게 됩니다.

 

그런데 그 꽃은 참으로 예뻤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하루를 넘기지 못하고 지고 말지요.

그 짧은 개화시간이 꽃을 더 빛나게 하는지 모를 일입니다.

 

 

요즘 산야에 두메양귀비가 한창이고, 꽃밭에 일부러 심어 기른 꽃 양귀비도 많습니다.

그 꽃말은 ‘덧없는 사랑’이라고 하니..

짧은 인생을 살다간 양귀비의 혼이 실려 있다는 느낌과

또한, 너무나 짧은 개화시간 그 아쉬움의 영향이 아닐까 합니다.

 

초여름.. 꽃밭을 풍성하게 만든 부유한 꽃.. 꽃 양귀비의 매력에 빠져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