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윤성용)은 민속학 관련 전문 학술논문집인 《민속학연구》 제46호를 펴냈다. 제46호에는 모두 19편의 논문이 투고되었으며, 3차의 심사를 거쳐 11편의 논문이 게재되었다. 수록 논문들은 세시 관련 1편, 신앙 관련 3편, 생업 관련 2편, 예술 관련 3편, 비교민속 관련 2편이다.

다양한 연구방법의 모색으로 민속학의 깊이를 더하다

이번 《민속학연구》 제46호에서는 먼저 체험주의적 관점에서 시간의 개념을 추적하여, 시대별로 노동방식, 세시행사를 나열하고 현재의 흐름과 변화들을 살펴 현대의 세시 풍속과 미래의 세시 풍속을 추론해 본 논문(표인주)이 눈에 띈다. 이 논문은 그동안 경직되고 경시되어왔던 시간 민속 분야에 관한 새로운 연구를 위해 필요한 방향을 제시하는 총론 작업으로서 그 의미가 있다.

기존의 극예술로서의 ‘꼭두각시놀음’에 대한 연구에서 벗어나 극에 나오는 노래를 분석하여, 다른 전통공연의 장르들과의 관계를 추정한 논문(송기영)은 새로운 연구방법을 시도한 예이다. 특히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전통 성악곡과 다양한 버전의 음원에 관한 비교 연구를 진행해 남사당패 꼭두각시놀음이 성립되기까지 전통공연 장르들과의 교류와 변화 발전을 밝힐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새로운 주제의 발굴로 민속학의 범위를 넓히다

조선 시대 무과(武科) 가운데 철전(鐵箭, 무쇠로 만든 화살)은 크고 무거운 화살을 사용하여 활을 쏴야 했기 때문에 활을 쏘는 방법 또한 특이하였다. 이 철전(鐵箭)에 관한 연구를 사료 분석과 실연(實演)을 통해 종합적으로 고찰한 논문(최형국)도 흥미롭다. 철전(鐵箭)은 다른 취재 과목보다 실전(實戰)적이었기 때문에 배점이 높았고, 고위직 진급이나 등용을 위해 필수적이었으므로 무과 응시자들은 철전(鐵箭)만을 집중적으로 연습하는 양상이 있었다.

그러나 난도가 높아 연습 도중 다치거나 자살하는 사람도 많았고, 시험을 통과하기 위한 각종 부정행위가 성행하기도 하였다. 이는 입시부터 취직에 이르기까지 시험에 파묻혀 사는 현대인들의 모습과 당시의 습속이 별반 다르지 않음을 시사하며 과거와 현재의 습속이 연결된 모습을 보게 한다.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강화직물 ‘소창’에 대한 소개와 그 발전 가능성을 서술하고 있는 논문(김나라)에서는 ‘소창’의 현주소를 살피고 발전을 위해 나아갈 길에 대해 제시하면서, 사라져 가는 전통 민속공예품의 재조명이라는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이 논문은 2019년 국립민속박물관 지역 민속 생활문화 조사사업의 하나로 진행된 ‘소창’에 대한 현장 조사를 바탕으로 작성하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밖에도 이번 46호에 수록된 논문들은 기존의 연구와 다른 새로운 견해를 제시하고 새로운 연구 주제를 발굴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안팎으로 변화를 시도하며 학술지의 발전을 꾀하다

《민속학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등재 학술지로, 1994년 1호 펴냄을 시작으로 민속학, 인류학, 박물관학 관련 학술 논문을 게재하고 있으며, 1년에 2회 펴내는 국립민속박물관의 대표적인 학술지이다.

이번 《민속학연구》 제46호는 논문 수록 순서를 분야별로 묶어서 제시함으로써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으며, 표지 디자인을 새롭게 개선하였다. 현재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전시 중인 ‘기산풍속화’를 표지에 수록하여, 전시와 연구가 함께 이루어지는 박물관의 특징을 담아내었다.

펴낸 학술지는 국립민속박물관 누리집 <발간자료원문검색> 서비스와 <한국학술지인용색인사이트 https://www.kci.go.kr>, <학술자료검색사이트 https:// www.dbpia.co.kr> 등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11월에 펴낼 예정인 《민속학연구》 제47호는 ‘풍속화와 민속’이라는 주제로 기획논문을 수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