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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살기

[정운복의 아침시평 53]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요즘 아이들에게 놀이 문화를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슬기전화(스마트폰)와 컴퓨터 게임으로 통칭되는

아이들 소비활동을 놀이문화라고 이야기하기는 어렵습니다.

 

우리의 유년 시절에는 마당, 옥상, 골목길, 운동장, 얼음판과 같은 공간과

형제자매와 더불어 놀러 오갈 수 있는 친구들과 같은 인적자원과

비석치기나 자치기, 사방놀이, 고누, 실뜨기, 고무줄, 굴렁쇠, 그네.....

등등의 도구가 있었지요.

공간, 인적자원, 도구는 놀이 문화를 이루고 있는 근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일만 하면서 살 수 없습니다.

생존을 위하여 고통을 참아가며 제약된 상황에 참여하는 활동이 '일'이라면

생존을 떠난 자발적 활동으로 즐거움과 흥겨움이 있는

자유롭고 해방된 인간 활동이 '놀이'이지요.

어쩌면 노래, 노리개, 노릇, 놀림, 노름 등도 그 어원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학교의 어원은 그리스어의 ‘스콜레’로 ‘여가’라는 뜻입니다.

곧 '놀이 문화를 주로 배울 수 있는 곳'이 학교라는 공간이었지요.

그런데 학교는 여가와는 반대로 '체계적인 지적 훈련을 받는 장소'라는

뜻을 갖게 되었으니 아이러니 한 일입니다.

 

우리가 어렸을 적에는 변변한 놀이도구가 없었습니다.

그저 막대기 하나 들고 총이라고 우기기도 했고 칼이라고 우기기도 했지요.

그런 상황들이 상상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기도 했습니다.

요즘은 놀이도구가 너무 발달하여서 총은 칼이라 우길 수 없고,

칼은 총이라 우길 수 없습니다.

 

아이들에게 상상력을 빼앗은 것 같아 아쉬운 생각도 들지요.

 

또한, 학원 뺑뺑이와 모바일 게임 문화는

인간사회의 거리를 점점 멀어지게 하는 결과를 낳습니다.

인간(人間)이란 말처럼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성장해야 옳은 것인데 말이지요.

테마학습을 가도 적당한 놀이 문화를 찾지 못하는 아이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어찌 되었거나 저는 앞으로 재미있게 살고 싶습니다.

일도 중요하지만 쉼도 중요하고, 놀이도 중요하며, 재미도 중요하니까요.

인생의 종착역이 얼마나 남아있을지는 예측할 수 없는 일이지만

이제 일에서 조금씩 벗어나 즐겁고 재미있게 인생을 살 수 있다면

그 또한 큰 행복이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