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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

여름밤 갱년기와 수면장애

자야겠다는 강박을 버리고, 운동하고 한방연고 바르고
[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 50]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세상이 존재를 증명하는 몇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는 리듬이 있다는 것이다. 곧 일정한 주기를 가지고 인간은 생로병사(生老病死)의 삶을 살아가고 자연은 춘하추동(春夏秋冬) 사계절의 흐름을 간직한 채 흘러가고 있다.

 

인간의 삶에서도 극적인 변화가 몇있으니 태어남과 죽음 사이에서 사춘기(思春期)와 갱년기(更年期)의 변화다. 사춘기가 아이에서 남녀(男女)로 변하는 생성의 변화라면 갱년기(更年期)는 남녀가 노인(老人)으로 가는 완성의 과정이다. 사춘기 변화는 조절이 어렵다 하여도 힘이 넘쳐 일어나는 변화이므로 비교적 평탄하게 지나가나 갱년기 변화는 힘이 달려서 조절이 어려워 드러나므로 극복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

이러한 변화를 잘 설명하는 한의학적 개념이 수승화강의 순환 관점이다. 사춘기는 수승(水升)이 불안정하고 과도(過度)하여 화기(火氣)가 치솟아 대표적인 증상으로 여드름이 드러나는 것이고, 갱년기는 화강(火降)을 이루지 못하여 화기(火氣)가 머리에 머무르면 열감을 느끼며 온갖 잡생각으로 번잡하여 잠을 이루지 못하고, 화기가 심장에 머무르면 마음이 불안하고 조울(躁鬱) 증상이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와중에 하루의 변화 중 낮에는 만물이 활동하고, 밤에는 만물이 침잠되는 흐름으로 낮에는 덥고, 밤에는 시원한 일상이 이루어진다. 이러한 자연과 더불어 비교적 쉽게 갱년기의 증상이 완화된다. 그런데 밤이 시원하지 않은 절기를 만나면 갱년기 증상이 드러나는 분들은 견디기 힘들어진다.

 

 

 

여름에 더 힘든, 갱년기 불면증

 

남녀 모두 갱년기를 겪는 것이지만 남성가 60~70세 사이에 완만하게 지나가는데 견주어 여성은 일찍 강하게 다가온다. 중년 여성이라면 누구나 걱정하게 되는 갱년기는 보통 45~55세 정도가 되면 폐경이 시작되면서 이루어진다. 갱년기가 노년기를 준비하는 과정인 만큼 다양한 증상들로 힘들게 되는데 여름에는 특히 불면증, 수면장애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음양의 부조화로 생기는 갱년기 불면증

 

불면증의 원인은 매우 많다. 일반적으로 신경이 예민하고 불안감이 높은 심리적인 이유, 혹은 스트레스가 많은 경우, 갱년기처럼 특별한 스트레스나 불안감이 없어도 신체적인 변화로 잠을 잘 자지 못하고, 혹은 깊게 잠들지 못해 금방 잠에서 깨게 된다. 그러나 한의학적 관점으로 보면 화강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하기(下氣)되지 않아 드러나는 현상으로 해석한다.

 

곧 생각이 침잠되어 육체에 스며들어야 하는데 오만가지 잡념이 이를 방해하여 불면증이 발생하며, 마음이 안정되어 육체에 흘러들어야 하는데 오만가지 근심 걱정, 울화로 안정을 못 이루면서 불면증이 발생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잡념을 흡수하고, 감정의 앙금을 흡입하는 힘(단전(丹田)의 정(精) 충실도)이 넉넉하면 쉽게 숙면을 이룰 수 있으나 힘이 부족하면 결국 수면을 쉽게 못 이루는 것이다.

 

 

갱년기의 과정은 서서히 누적되어 다가온다

 

폐경과 더불어 시작되는 갱년기는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그동안 다양한 신체적, 정신적 증상과 신호가 나타난다. 몸의 변화뿐만 아니라 이 시기의 여성들에게는 대부분 주변 환경에 많은 변화가 동반된다. 애지중지 키웠던 자녀들의 사춘기로 갈등을 빚거나 혹은 직장에서 은퇴로 인한 경제적 여건의 변화, 혹은 연로하신 부모님 부양 등의 환경적인 변화가 많은 시기이기도 하다.

 

따라서 폐경으로 인한 신체적 변화뿐만 아니라 외부적인 스트레스로 인한 심리적인 불안감 등도 많아진다. 이런 불안감이나 스트레스는 정상적인 생체리듬을 흐트러뜨려서 잠들기 어려워지고, 극심한 우울증, 불안감 등으로 숙면을 어렵게 만든다.

 

 

불면증은 다시 갱년기 증상을 더욱 악화시켜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한다

 

인간이 충분한 숙면을 이루면 자는 동안 모든 육체적, 정신적, 정서적 앙금을 해소하고 새로운 하루를 준비할 수 있지만 잠을 잘 자지 못하면 전날의 앙금들을 해소하지 못하여 누적된 상태로 하루를 시작하면서 점점 힘들어진다. 곧 불면증이 있는 때 갱년기 증상이 더 심해지고, 수면은 더 어려워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불면증을 단순히 폐경으로 인한 갱년기 증상으로만 생각하여 내버려 두지 말고 적극적인 관리를 해야 한다. 불면의 악순환이 선순환을 이룰 수 있도록 한방치료의 도움을 받거나, 운동, 생활관리, 식생활 관리를 비롯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최소 5시간 이상, 신체가 원하는 만큼 자야

 

수면은 건강의 필수 요소이며 몸이 원하는 수면시간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될 수 있으면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으며 성인을 기준으로 6~8시간 이상 자는 것이 필요하다. 여러 연구결과 5시간 이하나 9시간 이상의 수면은 심혈관계 질환을 증가시킨다고 보고되고 있다. 더불어 잠에서 깨어날 때는 외부의 충격보다는 될 수 있으면 스스로 일어나는 것이 좋으므로 일어나는 시간이 고정된 분들의 경우 잠에 드는 시간을 잘 조절해야 한다.

 

그러므로 갱년기 증상이 있다 하더라도 충분히 깊이 잔다면 미미하게 진행되고 어느 순간 내부의 호르몬 변화를 조절하고 적응할 수 있다. 그러나 불면증을 동반한 갱년기의 경우 수면 중 회복할 시간을 가지지 못하기 때문에 나날이 누적되는 부담으로 인해 갱년기 증상이 점점 더 심해질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름은 수면과 절대적인 인과관계가 있다. 곧 잠을 깊이 자기 위해서는 낮의 활동에서 남은 체열을 발산시키고, 기초 체온마저 낮추어야 세포의 활동성이 떨어지면서 숙면에 이르게 된다. 그런데 더운 여름철 날씨에는 체열을 해소하지 못하기 때문에 잠에 들기 어려워진다. 이러한 와중에 발한 능력이 좋은 경우 땀을 많이 흘리면서라도 잠을 잘 수 있지만 발한 능력마저 떨어지면 도저히 잠을 잘 수 없게 된다.

 

갱년기 불면증에 도움이 되는 것들

 

요즘처럼 기나긴 장마로 비가 많이 오는 이번 여름은 더위보다 온도 차와 높은 습도 때문에 잠을 못 자는 경우가 많다. 덥고 습한 여름, 잠을 잘 잘 방법을 알아보자 먼저 수면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정리해야한다.

 

학생이라면 너무 늦은 공부, 성인들이라면 늦은 밤까지도 일하거나 야식을 먹거나, 혹은 심야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보는 것은 물론 슬기전화(스마트폰)의 유혹 탓에 잠들기 어려운데 이런 수면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하나 둘씩 정리한 뒤 건강한 수면 사이클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야겠다는 강박을 버리자

잠을 자기 위해서 우리 몸은 열을 방출해 체온을 낮추고 또 심장과 뇌의 활동을 늦추게 된다. 하지만 자야 한다는 목표를 자꾸 되새기면 뇌 활동이 느려질 수가 없으므로 자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그저 심호흡하면서 엎드리거나 앉는 자세로 바꾸어 잠을 청해보도록 하자.

 

▶규칙적이고 일정한 수면시간을 유지하자

규칙적인 시간에 잠자리에 들어 일정한 수면시간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충분한 휴식과 회복을 위해 최소한 6~8시간의 수면시간이 필요하며 최소한 새벽 1시 반 이전에는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다.

 

 

수면장애를 겪는 경우, 수면시간 자체가 불규칙하고, 일정한 시간에 자려 해도 잠이 안 와서 한두 시간을 뒤척이는 것이 일상이다. 그래도 꾸준하게 일정한 시간에 잠드는 것을 계속하다 보면 어느 순간 무의식에 각인되어 일정 시간에는 잠을 잘 수가 있다.

 

▶침실은 어둡게, 수면 안대도 효과적

인간의 수면의 스위치는 어둠이다. 건강한 사람의 경우 눈만 감는 어둠으로도 쉽게 숙면에 드나 수면장애를 겪는 경우 완벽한 어둠이 필요하다. 모든 빛을 차단하고 암막커튼이나 수면 안대 등으로 완벽한 어둠을 얻으면 입면이 수월해질 수 있다.

 

▶온도와 습도를 쾌적하게, 자장가도 효과적

잠을 잘 자는 환경에 온도와 습도는 매우 중요하다. 여름철에는 너무 덥거나 습하지 않도록 냉방기를 조금 가동하는 것도 좋으며 실내온도 25~26도, 습도 50% 이하의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순수한 땀은 체열을 발산하여 체온을 낮춰줘서 쉽게 잠을 잘 수 있도록 하지만, 끈끈한 느낌의 땀은 체열이 잘 발산되지 않으므로 목욕한 뒤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다.

 

 

불면증이 있는 사람은 잡념과 잡소리에 쉽게 방해받는다. 조용할수록 소리에 더욱 민감해져서 잠을 방해받고 잡념이 가라앉지 않아 잠들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 그러므로 이러한 방해 인자를 정리해 주어야 하는데 이때 필요한 것이 자장가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자장가”뿐 아니라 모든 인간의 목소리는 자장가가 된다. 할머니의 옛날이야기, 라디오 소리, 수면을 도와주는 음악소리, 손말틀(휴대폰)에서 읽어주는 뉴스와 다양한 소설, 종교의 경전 등이 모두 자장가가 될 수 있다.

 

 

가장 좋은 비책은 운동

 

불면에 가장 좋은 비책은 바로 운동이다. 우리 몸은 스스로 조절하고 균형을 잡는 능력을 갖추었으며 수면은 전적으로 이완의 작용을 담당한다. 낮에는 왕성한 활동과 적절한 긴장을 유지한다면 그 반대급부로 밤에는 몸을 이완시키고 회복하기 위한 수면이 자연스레 유도되는 것이다.

 

젊고 건강한 사람들은 사지 말단까지 혈액순환이 원활해지는 강도의 유산소 운동이 자연스럽다. 그런데 갱년기 증상이 있는 분들에게는 심장과 관절에 부담을 줄 수 있으니 걷기 운동이 적절하다. 특히 물속을 걷거나 맨발로 걷는 운동은 효율이 높은 운동이며, 요가와 스트레칭 등 몸의 긴장을 풀고 기운을 빼는 운동도 좋다. 요가나 동양의 수련에서 수면에 도움이 되는 자세나 공력을 쌓는 동작이 있으므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필요하다.

 

 

한방 연고의 도움을 받아보자

 

 

더 나은 수면의 질을 위한 한방 연고가 있다. 여러 가지 용도로 쓸 수 있는 ‘방풍통성고’라는 연고를 발바닥에 바른 후 잠자리에 들면 발바닥으로 기운을 내려오도록 도와주어 잡념과 울화로 정체된 기운이 순환되면서 깊은 잠에 이르는 것을 도와준다. 이렇게 두 한족 열(머리는 차게, 발은 덥게 하는 일)을 유지한 채 숙면에 들면 자는 동안 신체 회복의 효과가 증대되고 가뿐하게 다음 날 아침을 시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