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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오늘은 ‘포도지정’을 기억하는 백로(白露)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421]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금년 더위는 넘치고 가혹했는데

미친듯한 장마가 더 때려서 고생했네

세월이 어찌 바뀌지 않는가 했더니

속이지 않고 백로가 찾아 왔구나.

 

이우현 시인의 소박한 시 “백로날에 한편”이라는 시입니다. 정말 세월이 어찌 바뀌지 않는가 했더니 정말 속이지 않고 백로가 찾아 왔습니다. 오늘은 24절기 열다섯째로 흰 이슬이 내린다고 하는 백로(白露)입니다. 옛사람들은 이때만 되면 편지 앞머리에 “포도순절(葡萄旬節)에 기체후 일향만강(氣體候一向萬康) 하옵시고”라는 인사를 꼭 넣었습니다. 그것은 백로부터 추분까지의 절기는 포도가 제철일 때여서 그런 것이지요. 포도는 예부터 다산(多産)의 상징으로 생각해서 맨 처음 따는 포도는 사당에 고사를 지낸 다음 그집 맏며느리가 통째로 먹었습니다. 그러나 처녀가 포도를 먹으면 망측하다고 호통을 들었지요.

 

 

또 이때쯤 되면 포도지정(葡萄之精)을 잊지 말라고 합니다. 그것은 어머니가 아이에게 포도를 먹일 때 한알 한알 입에 넣고 씨와 껍질을 발라낸 뒤 아이의 입에 넣어주던 정을 일컫습니다. 특히 백로 때는 밤 기온이 내려가고, 풀잎에 이슬이 맺혀 가을 기운이 완연해집니다. 원래 이때는 맑은 날이 계속되고, 기온도 적당해서 오곡백과가 여무는데 더없이 좋은 때입니다. 늦여름에서 초가을 사이 내리쬐는 하루 땡볕에 쌀이 12만 섬(1998년 기준)이나 더 거둬들일 수 있다는 통계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