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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신문과 함께 하는 시마을

작은 꽃의 아름다움, 낮은 키로 앉아요

[‘우리문화신문’과 함께 하는 시마을 26]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엄마는 낮은 곳도 잘 살피세요

 

                                              - 이 영 균

 

       나는 작은 풀꽃을 좋아하고요

       엄마는 키다리 화사한 꽃을 좋아하세요

       그러다가도 엄마는

       풀꽃을 보려고 낮은 키로 앉아요.

       내 키만 해져서는

       귓속말로

       작은 꽃이 더 예쁘데요.

       길가에 버려지듯 핀 풀꽃

       좋아해 주면

       모두 행복할 거예요.

 

       엄마는 허리 굽혀

       풀꽃 옆의 쓰레기를 주었어요.

 

 

 

 

작은 것을 가리키는 말에 ‘나노(nano)’란 것이 있다. 나노는 그리스어의 “난쟁이”란 의미에서 유래한 것으로 1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에 해당한 초미세단위다. 나노기술은 극미세 물질을 인위적으로 조작해서 새로운 성질과 기능을 가진 장치로 변화시키는 기술인데, 옷감과 같이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물질에서부터 나노로봇과 같은 과학의 산물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특히 반도체의 메모리 분야에서 나노 기술은 아주 중요하다. 반도체는 일정 수준 내에 얼마나 가는 선을 많이 넣어서 그 집적도를 높이느냐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요즘은 엄지손가락만 한 플래시 메모리에 자신의 컴퓨터 하드에 담긴 모든 프로그램과 데이터를 넣어서 갖고 다닌다. USB 포트에 메모리만 꽂으면 되는 것으로 용량이 큰 자신의 컴퓨터를 휴대할 수 있는 꼴이다. 지금은 그렇게 작은 것이 훌륭한 것으로 변신하는 세상이다.

 

서양에서 들어온 꽃이나 사람이 재배하는 꽃들에 견주면 우리 들꽃들은 사람이 키를 낮춰야 보이는 작고 앙증맞은 꽃들이 많다. 그 가운데 특히 각시, 애기, 병아리 같은 앞가지(접두사)가 붙으면 암시하는 것처럼 여지없이 작은 꽃들이다. 예를 들면 “각시"는 작고 아담한 것이란 뜻으로 각시붓꽃, 각시취 같은 것들이 있다. 그런가 하면 "애기"는 마찬가지로 연약하고 작은 것이란 뜻인데 애기나리, 애기원추리, 애기현호색 같은 것들이 있으며, "병아리"도 작고 앙증맞고 아담하다는 뜻을 지녀 병아리난초, 병아리풀들이 있다.

 

그렇게 우리 꽃들은 키를 낮춰야만 보일 정도로 작은 것들이 많지만, 나노기술로 변화시키지 않아도 그저 아름답다. 다만 키만 낮춰주면 될 일이다. 이영균 동시작가는 ”엄마는 풀꽃을 보려고 낮은 키로 앉아요. 내 키만 해져서는 귓속말로 작은 꽃이 더 예쁘데요.”라고 속삭인다. 그러면서 ”길가에 버려지듯 핀 풀꽃 좋아해 주면 모두 행복할 거예요.”라고 덧붙이면서 작은 것의 아름다움을 노래한다. 그런데 한 가지 더, 작은 것의 아름다움은 그저 줍는 게 아니다. “엄마는 허리 굽혀 풀꽃 옆의 쓰레기를 주었어요.”라고 귀띔한다.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김영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