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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한글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않는 정부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444]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세계 언어학자들은 이구동성으로 한글을 으뜸글자라고 말합니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미국의 언어학자 제임스 매콜리 교수는 한글날만 되면 언어학자로서 으뜸 글자를 기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친구 친지, 제자들을 불러 잔치를 하곤 했다지요. 그러면 왜 한글이 이렇게 으뜸글자로 대접받는 것일까요? 먼저 한글은 소리를 낼 때 발음기관의 생긴 모양을 본떠 닿소리(자음)를 만들었기에 과학적이라는 점과 하늘(ㆍ)과 땅(ㅡ)과 사람(ㅣ)을 담아 홀소리(모음)를 만들었기에 철학적이라고 하는 점입니다.

 

 

또 한글은 배우기 쉬운 글자로 글자 하나하나가 낱소리(하나의 소리)를 표기하는데, 홀소리와 닿소리 음을 합치면 글자가 되고, 여기에 받침을 더해 사용하기도 합니다. 거기에 더해 글자가 질서정연하고 체계적인 파생법으로 만들어졌으며, 한글은 필기체, 인쇄체의 구분이 없고, 대ㆍ소문자의 나눔이 없어서 매우 배우기 쉽다는 점도 큰 특징입니다. 훈민정음 해례본에 있는 정인지의 꼬리글에는 "슬기로운 사람은 아침을 마치기도 전에 깨칠 것이요, 어리석은 이라도 열흘이면 배울 수 있다."라고 쓰여 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한글의 특징 가운데 더 중요한 것이 따로 있습니다. 그것은 절대군주의 지위에 있으면서도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오로지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창제했다는 점이 훈민정음의 정말 위대한 점입니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그런 위대한 한글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않는가 봅니다. 바로 광화문 현판을 대다수 국민이 한글로 달자고 해고 여전히 고종 때 훈련대장이 쓴 한자 현판을 고집하고 있는 것이 그 증거입니다. 문화재청이 고집하는 이유로 문화재 복원은 원형대로 해야 한다는 것을 내밀고 있지만 사실 임태영도 당시 세종 때 ‘원형’을 모르고 썼기에 절대 원형이라고 주장할 수가 없습니다. 또 그 임태영 글씨도 원형이 아닌데, 서체의 윤곽선을 그리고 그 안을 칠하여 채워 넣는 ‘쌍구모본(雙鉤模本)’ 방식이기 때문에 원형 주장이 옹색하게만 보입니다. 이제 제574돌 한글날을 맞아 정부의 깨달음을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