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닫기

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한국 최초 여성 영화감독, 박남옥의 삶이 무대에 오르다

국립극장 기획공연 ‘명색이 아프레걸’
박남옥, 갓 태어난 딸 업고 영화 ‘미망인’(1955) 연출
국립극장 3개 전속단체, 2011년 이후 9년 만에 한 무대에 올라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극장(극장장 김철호)은 기획공연 ‘명색이 아프레걸’을 오는 12월 23일부터 내년 1월 24일까지 달오름극장에서 초연한다. 한국 최초의 여성 영화감독 박남옥(1923-2017)의 주체적인 삶을 그리는 이번 작품에는 작가 고연옥, 연출가 김광보, 작곡가 나실인이 참여한다.

 

 

‘아프레걸(après-girl)’은 6.25전쟁 이후 새롭게 등장한 여성상을 일컫는 당대 신조어로, 봉건적 사회 구조와 관습에 얽매이기를 거부하며 사회 안에서 자신의 주체적 역할을 찾은 여성들을 지칭한다. 박남옥은 일제강점기부터 6.25전쟁까지 격동의 시절을 살아오며 전통적 여성상에 도전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이번 작품은 그의 진취적이며 도전적인 삶에 초점을 맞추는 동시에 시련에 도전하고 이를 극복해나가는 인간의 숭고한 정신을 이야기한다.

 

1923년 경북 경산 출생인 박남옥은 온갖 시련과 절망 속에서도 영화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았다. 영화 ‘미망인’(1955)은 박남옥이 남긴 단 한 편의 작품으로, 진솔하게 그려낸 당대의 풍경뿐 아니라 한 여성이 목숨을 걸고 그려낸 치열한 인생이 담겨있기도 하다. 박남옥은 태어난 지 6달 된 아기를 업은 채 촬영을 이어갔고, 수많은 배우와 스태프의 밥까지 손수 차리며 현장을 누볐다. 국립극장 기획공연 ‘명색이 아프레걸’은 박남옥의 삶과 그가 남긴 영화 ‘미망인’ 속 시공간을 넘나들며 새로운 여성상이 나타나던 전후 상황을 입체적으로 무대에 담아낼 예정이다.

 

‘명색이 아프레걸’의 극본과 연출은 작가 고연옥과 연출가 김광보가 각각 맡았다. 2001년부터 지난 20년 동안 20여 편의 작품에서 호흡을 맞춰온 두 사람은 시대적 문제의식을 투영하면서도 대중성과 재미를 놓치지 않는 작품을 선보여 왔다. 고연옥 작가는 “박남옥 감독이 영화 한 편을 촬영하기까지 겪었던 어려움은 이시대 여성들이 겪고 있는 문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라며 “박남옥의 행보는 여성이자, 한 인간으로서 이를 어떻게 극복하고 나아가는지를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의 음악은 음악극ㆍ발레ㆍ오페라 등 장르를 넘나들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작곡가 나실인이 맡았다. 박남옥의 진취적인 삶을 상승하는 음의 배열로 표현하는 등 작품 속 인물들의 매력과 서사를 음악적으로 담아낼 예정이다. 안무가 금배섭, 무대디자이너 박상봉, 영상디자이너 정재진, 조명디자이너 이동진, 의상디자이너 김지연, 소품디자이너 정윤정 등 공연계 걸출한 제작진이 함께해 새로운 무대에 숨결을 불어넣는다.

 

국립극장 기획공연 ‘명색이 아프레걸’에는 국립극장 3개 전속단체, 국립창극단ㆍ국립무용단ㆍ국립국악관현악단이 모두 참여한다. 3개 전속단체가 한 무대에 오르는 것은 2011년 국가브랜드 공연 ‘화선 김홍도’ 이후 9년 만이다. 박남옥 역을 맡은 이소연을 비롯해 김지숙ㆍ이광복ㆍ민은경ㆍ김준수ㆍ조유아ㆍ유태평양 등 국립창극단 간판 배우들이 총출동하고, 객원 배우 김주리(박남옥 역)ㆍ정보권(이택균 역) 등 신예 소리꾼들도 더블 캐스팅으로 함께한다.

 

 

 

국립무용단 수석 단원 장현수가 협력 안무를 맡았으며, 전정아ㆍ박준명ㆍ박수윤ㆍ박소영ㆍ이태웅ㆍ이도윤 6명의 국립무용단 무용수들이 무대에 오른다. 또한 장광수(대금)ㆍ김형석(피리)ㆍ장재경(해금)ㆍ서희선(가야금)ㆍ손성용(거문고)ㆍ정재은(아쟁)ㆍ이유진(타악) 등 국립국악관현악단 연주자 7명이 이번 작품에 함께한다.

 

이번 공연은 방역 당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별 실행방안에 따라 ‘객석 띄어 앉기’를 한다.

공연 예매ㆍ문의 국립극장 누리집(www.ntok.go.kr) 또는 전화(02-2280-4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