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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 꽃을 피우고 삶을 다해

[정운복의 아침시평 70]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전설의 새 봉황의 무늬는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각종 명패와 장롱, 문갑 등 가까이 놓고 지내는 가구에 많습니다.

봉은 수컷을 황은 암컷을 의미합니다.

그러니 두 마리를 같이 그려야 봉황이 완성되는 것이지요.

봉황을 많이 그린 이유는 그 새가 상서로움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봉황을 거론하는 까닭은 먹이에 있습니다.

대나무에 꽃이 피면 열매가 열리는데 이것을 죽실(竹實)이라고 합니다.

봉황은 이 열매를 먹고 산다고 알려졌지요.

봉황(성인이나 스승)을 맞이하기 위해 마을 어귀에 심는 것이 대나무입니다.

 

 

대나무는 아열대 식물로 나무가 아니라 풀입니다.

곧게 30미터까지 자랄 수 있는데 그 원인은 단단한 매듭에 있습니다.

뿌리는 단단하고 깊숙이 엉켜 쉽게 뽑히지 않습니다.

 

대나무 속이 비어 있는 까닭은 성장과 관계가 깊습니다.

대나무는 빨리 자라 일 년이면 성장을 마무리하는데

하도 빨리 자라다 보니 속을 채울 여유가 없습니다.

줄기의 벽을 이루는 세포는 빠른 속도로 분열하는데

속은 세포분열 하는 속도가 더디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바람이 불면 다른 나무보다 유난히 흔들리며 큰 소리를 냅니다.

이 모습을 풍죽(風竹)이라고 표현하지요.

 

혹시 대나무의 꽃을 본 적이 있나요?

대나무는 좀처럼 꽃이 피지 않습니다. 평소에 꽃으로 번식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대나무 뿌리 마디에서 순을 틔우는데 이것이 죽순(竹筍)으로 번식을 담당합니다.

그런데 대나무에도 꽃이 핍니다. 딱 한 번, 일생에 단 한번 말이지요.

 

 

대나무는 빠른 것은 3~4년, 보통은 60년에서 길게는 120년 만에 꽃이 핍니다.

꽃이 피고 나면 말라 죽게 됩니다.

그러니 대나무는 죽기 전에 단 한 번 꽃을 피우는 셈이지요.

대나무 하나가 꽃을 피우면 모든 대나무가 일제히 꽃을 피우고 일제히 죽습니다.

이처럼 꽃이 핀 후에 말라 죽는 현상을 개화병(開花病)이라고 합니다.

 

대나무는 대개 무리를 형성하는데

많은 대나무가 한 곳에서 오랫동안 번식하면 땅속의 영양분이 고갈되고

더는 죽순으로 번식할 수 없으면 대나무는 꽃을 피우기 위해 안간힘을 씁니다.

죽순 대신 씨앗으로 번식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해 꽃을 피우고 떠나는 것입니다.

 

식물의 생존전략이 눈물겹습니다.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후손을 남기려는 그들 삶의 원형을 봅니다.

요즘.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그친 마을들이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다고 합니다.

올해 처음으로 인구가 줄었다는 통계도 있지요.

학교도 줄어드는 아이들 때문에 입학생 확보에 고민이 많습니다.

역피라미드 모양으로 변해가는 인구 탑을 보면

우리의 미래가 암울한 것 같아서 심히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