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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입춘 때 먹는 시절음식 ’오신채‘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528]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어제는 봄이 선다는 날 입춘(立春)이었습니다. 그런데 입춘 무렵 먹는 시절음식에 다섯 가지 매운맛이 나는 모둠 나물 ’오신채(五辛菜)‘가 있지요. 오신채는 파, 마늘, 자총이(껍질이 누런 자줏빛이고, 속은 흰색인 파보다 더 매운 파), 달래, 평지(유채), 부추, 파, 무릇(마늘과 비슷한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 미나리 등의 푸성귀들 가운데 노랗고 붉고 파랗고 검고 하얀, 오방색을 골라 무친 나물입니다.

 

 

노란빛의 나물을 가운데에 놓고, 동서남북에 청, 적, 흑, 백의 사방색(四方色)이 나는 나물을 놓는데 임금이 굳이 오신채를 진상 받아 중신에게 나누어 먹인 뜻은 사색당쟁을 타파하라는 화합의 의미가 있었다고 합니다. 또 일반 백성도 식구들의 화목을 상징하고 인(仁)ㆍ예(禮)ㆍ신(信)ㆍ의(義)ㆍ지(志)를 북돋는 것으로 보았으며, 삶에는 다섯 가지 괴로움이 따르는데 다섯 가지 매운 오신채를 먹음으로써 그것을 극복하라는 의미도 있다고 하지요.

 

옛말에 오신채에 기생하는 벌레는 고통을 모른다는 말도 있는데 오신채는 자극을 주는 정력음식으로 보았습니다. 그래서 참선하는 절의 규칙인 ‘선원청규(禪苑淸規)'에 절간의 수도승은 오훈을 금한다 했는데 바로 오훈이 오신채를 말합니다. 어쩌면 입춘 무렵에 오신채를 먹는 것은 자극을 주는 온갖 나물을 먹고 기운을 내 농사를 시작하라는 의미가 담겨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