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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우리 겨레의 과자, ‘과줄’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583]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우리 겨레가 전통적으로 먹었던 과자를 흔히 “한과(韓菓)”라 하는데 이는 한복, 한식처럼 서양의 과자나 중국의 한과(漢菓)와 구분하여 부르는 말입니다. 원래 우리 토박이말로는 “과줄”이지요. “과줄”에는 유밀과, 약과, 정과, 다식, 숙실과 따위가 있습니다. 하지만, 과줄을 대표하는 것으로는 “유과”라고도 하는 “유밀과”를 꼽아야 합니다. 유밀과는 찹쌀가루에 콩물과 술을 넣어 반죽하여 삶아낸 것을 얇게 밀어 말렸다가 기름에 튀겨내어 쌀 고물을 묻힌 것이지요. 유밀과는 크기나 만드는 방법에 따라 이름이 달라지는데 큰 것은 “산자”, 손가락 굵기는 “강정”, 팥알만 하게 썰어 말려 튀긴 뒤에 엿으로 뭉쳐 모나게 썬 것을 “빙사과(氷砂果, 賓砂果)”라고 합니다.

 

 

그 밖에 밀가루에 참기름과 꿀을 넣어 만드는 것으로 제사 지내는 데에 빠지지 않는 “약과”, 생과일이나 식물의 뿌리 또는 열매에 꿀을 넣고 조린 “정과”, 쌀ㆍ깨ㆍ밤 등을 가루 낸 것이나 송화가루 등을 꿀로 반죽하여 나무로 만든 틀인 다식판에 찍어낸 “다식(茶食)”, 밤ㆍ대추 등에 꿀을 넣고 졸이거나, 이를 삶아 으깨서 꿀ㆍ계피가루에 버무려 밤ㆍ대추모양으로 만들어 잣을 끝에 꽂은 것으로 율란 또는 조란이라고 부르는 “숙실과”도 있습니다.

 

예부터 우리나라는 밀을 많이 재배하지 않았기에, 서양이나 중국에 견주어 밀가루를 주된 재료로 하는 과자의 발전은 늦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신 우리의 과줄은 찹쌀가루, 과일, 엿, 계피, 꿀 같은 고유한 재료를 이용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먹거리로 발전했지요. 10여 년 전 한 잡지에서는 “율란”을 극찬하는 주한 카타르 대사 부인 나오미 마키 여사의 글이 있었습니다. 여사는 기자에게 만드는 방법이 예술인 개성지방의 전통과자 “율란”을 아느냐고 물어 기자를 당혹스럽게 했다지요.

 

* '과즐'은: '과줄'의 옛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