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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

어린이들의 기체증을 해소하려면

밥을 먹지 않으려 하는 데는 분명 원인이 있다
[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 98]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한의학에서 기체증(氣滯證)이라고 진단을 내릴 경우, 세부적으로 접근하여 기체증의 위치에 따라 분류하여 소양기체증小腸氣滯證과 같은 병명이 있고, 기체증을 유발한 요인에 따라 분류하여 양허기체증(陽虛氣滯證)과 같은 병명을 붙이기도 한다.

 

현재 한의원에서 기체증이라고 진단 내릴 때는 그 증상이 다양하다.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는 경우는 오장육부(五臟六腑) 가운데 육부(六腑) 기능이 모두 함께 저하되어 식욕이 극도로 미진한 아이들에게 내리는 경우이다. 곧 소화기 장부의 전체적인 기능이 정체되거나 기운의 정체되었을 때 진단명으로 사용하는데, 육부 전체가 나쁘다기보다는 육부의 상태는 온전한데 기운이 정체되어 온전히 기능을 발현하지 못했다고 보는 것이다.

 

1. 육부(六腑)의 기운 정체

 

소화기 장관의 기능이 정체된 모습을 보면 목구멍에서부터 시작하여 음식을 삼키는데 애로가 있어 잘 삼키지 못하고, 위장을 중심으로 운동성이 떨어지면서 음식을 받아들이는 양이 적으며, 췌장을 중심으로 소화액의 분비가 적어 충실하게 소화하지 못하고, 소장을 중심으로 흡수력이 떨어져 몸이 메마르고, 대장을 중심으로 발효환경이 흐트러져 깨끗한 변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이러한 양상을 보면 여러 장부에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데 한의학적 개념을 적용하여 설명하면 소화기 장부에 기체증이 발생한 것이다. 곧 우리 몸의 소화기 점막을 입술에서 항문까지라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소화기 점막을 하나의 세포가 위치를 달리하여 기능을 달리하는 관점으로 보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입에서 항문까지의 거대한 소화기 점막세포가 기운의 정체로 인해 기능이 저하되어 충실하게 소화 흡수를 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 글에서 말하는 기체증(氣滯證)은 이처럼 소화기 점막 전체 기능의 정체를 말하는 것으로 주로 성장기 어린이들에게 적용된 개념이다.

 

2. 기체증 있으면 오히려 음식에 깊은 관심을 가져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는 생존(生存)을 첫 번째 사명(使命)으로 하고 있다. 그러므로 기체증이 있어서 소화 흡수 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들도 먹고살아야 하는데, 먹는데 애로사항이 있기에 좀 더 잘 먹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게 된다. 곧 소화흡수 되는 것은 취(取)하고, 소화흡수가 어려운 음식은 피(避)하려고 결사적으로 노력하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의 소산이 오관(五官)의 감각을 먹는 것에 집중시키는 행위다. 곧 소화흡수가 어려운 것은 피하고 소화흡수가 쉬운 것을 먹기 위하여 오관의 감각을 동원하는 것인데 이는 보는 것부터 시작한다.

 

아이들이 나이를 먹어가며 쌓아온 인생의 경험으로 어느 시점부터 보기만 해도 소화흡수 여부를 인식한다. 그래서 엄마가 음식을 준비하는 것을 보면서 소화흡수 할 수 있으면 ‘맛있겠네’ 하고 관심을 보이고, 소화흡수 할 수 없을 것 같으면 맛없겠다며 외면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기체증 아이들의 식욕을 개선하려면 이를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보기만 해서 어정쩡하다면 냄새를 맡아 본격적으로 탐색을 시작한다. 냄새를 맡아서 소화할 수 있을 듯하면 냄새가 좋네(또는 향긋해, 구수해 등등) 하면서 관심을 보이고, 소화하기 어려울 것 같으면 냄새가 이상해(역겨워, 비위 상해, 비려, 풋내가 나 등등) 하면서 외면한다. 보통은 냄새에서 한번 싫어한 음식은 지속해서 거부하게 되며 결국은 편식으로 굳어지는데 기체증을 해소하려면 이러한 냄새의 예민함에 따른 편식을 인정하고 허용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다음으로 먹는 것에 대하여 가장 기본인 되는 것은 맛이다. 기체증을 간직한 아이들은 조심스럽게 맛을 보아 소화할 수 있을 것 같으면 ‘맛있네’ 하고 관심을 보이며 먹고, 소화하기 어려울 것 같으면 맛없다며 외면한다. 이러한 맛은 엄청나게 다양하고 불규칙한 변화를 하고 맛이 변한다. 곧 어제는 맛있던 음식이 오늘은 맛이 없고, 처음에는 맛이 있다가 절반 이후부터는 맛이 떨어지며 기분에 따라, 상황에 따라 맛이 변하는 변덕을 부리는 것이다. 기체증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역시 이 맛의 변덕을 인정해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다음 마지막 관문으로 목넘김인데, 이때 목구멍을 잠근 상태에서 음식을 세밀하게 분석하게 된다. 이렇게 목구멍을 잠근 상태에서 음식을 조심스럽게 씹으면서 분석하여 소화할 수 있을 것 같으면 목구멍이 이미 열려서 음식이 저절로 삼켜져 있고, 소화할 수 없을 것 같으면 목구멍이 열리지 않아 입안에 음식을 물고 있다. 이 마지막 관문에서 아이의 성향과 엄마 아빠의 육아 열정에 따라 아이의 건강이 달라진다.

 

아이의 성향 가운데 착한 아이의 이미지를 간직하고픈 첫째, 외동, 막내는 오감을 통과하지는 못한 음식이라도 먹으려고 목에 부담, 식도의 부담, 위장의 부담을 간직한 채 먹게 된다. 도저히 힘들 것 같으면 국을 말아서 후루룩 삼키거나 면(麵)요리로 후루룩 꼴깍 삼켜 엄마 아빠를 실망하게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한편으로 고집이 센 아이의 경우, 삼키기 어려우면 입에 물고 있고 더 과감한 아이들은 뱉어내고 엄마 아빠가 아무리 사정하고 협박을 해도 더는 먹지 않는다. 기체증이 해결되면 이렇게 고집 센 아이들은 먹는데 부담이 없다 보니 어느 순간 기체증이 해소된다. 반대로 부모님을 위해 억지로 삼키는 아이들은 부담이 지속되다 보니 끝내 기체증이 해소되지 못한다.

 

3. 기체증 해소를 위한 노력

 

① 아이 상태에 대한 이해가 필요

 

아이들이 음식을 안 먹고 먹는 자체를 즐기지 못할 때 ‘왜 그런가?’ 하는 고민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어린이들에게 있어서 먹는 것은 생존에 필요한 절대 욕구이고, 실질적으로 가장 큰 즐거움이기 때문에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최대치를 먹으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충분히 먹지 않은 다면 못 먹는 것이며, 여기에는 명확한 이유가 존재한다.

 

 

기체증이라 하더라도 후각에 민감한 아이, 맛에 민감한 아이, 소화가 떨어지는 아이, 흡수를 잘 못 하는 아이, 장의 운동성이 떨어지는 아이와 같은 구분이 있다. 따라서 먼저 아이가 안 먹고 못 먹는 명확한 이유가 존재하며 이를 먼저 파악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해결책을 찾고 이에 따른 노력을 해야 한다.

 

② 음식에서 음(飮)과 식(食)을 분리

 

우리가 보통 음식(飮食)이라 하면 이는 음(飮: 마실 음)과 식(食:밥식, 깨물다, 갉다)의 합성어다. 기체증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은 씹어 먹는 음식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제약이 존재하기 때문에 먹는 것에 애로가 많으니, 아이에게 완벽한 자유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 곧 먹어도 좋고, 굶어도 좋으며, 골라 먹어도 좋은 자유를 주고 엄마 아빠는 완벽하게 방임(放任)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먹는 것에 완벽한 자유를 주게 되면 필연적으로 부족한 것이 발생하고 불균형이 발생한다. 이러한 부족ㆍ불균형 부분은 마시는 것으로 메꿔 줘야 한다. 현대에 들어 부족함을 메꾸기 위한 음료로 다양한 종류가 시판되고 있으므로 아이들이 냄새에서 거부감을 호소하는 몇 가지를 빼고 엄마 아빠의 의지로 충분하게 제공하도록 하자.

 

보편적으로는 몸의 구성성분을 제공하는 단백질을 바탕으로 하는 우유, 두유, 요구르트와 같은 음료가 있고, 에너지를 제공하는 주스, 선식 과일과 같은 것이 있으며 이를 종합하는 분유나 이유식, 성장식이 있다. 최근에는 더더욱 다양하게 존재하는 기능성음식(메디푸드) 계열에서 어린이들의 맛과 영양을 고려하여 출시된 것들도 많아 마시는 것으로 충분한 영양공급이 가능하다.

 

③ 기체증을 해소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 운동

 

어린이들의 성장 과정이란 완성(完成)을 향해 가는 인생의 여정이다. 곧 아이들의 소화능력도 성장 과정 중에 완성을 지향하며 방해하지 않으면 저절로 완성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방해하는 요인의 대표는 소화에 부담을 주는 ‘한 수저 더’와 ‘억지로 먹는 것’이며, 몸에 좋지 않은 불량식품 정도이다.

 

기체증이란 기운(氣運)의 정체와 기분(氣分)의 정체를 포함한 포괄적인 개념이다. 따라서 기체증을 해소하는 과정은 기운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며 현실에서는 운동이 으뜸이다. 아울러 기분을 좋게 하는 다양한 요소도 기체증을 해소하는 쉬운 방법이다. 아이들이 신나게 놀이 삼아 운동을 하면 기체증을 해소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된다. 특히 인간이 태어난 본연의 모습으로 맨발로 뛰어놀거나 맨몸으로 물놀이를 하는 것이 이상적(理想的)인 방법이고 현실적(現實的)으로도 가장 멋진 방법이 된다.

 

④ 기체증을 해소하기 위한 가장 빠른 방법, 한약

 

기체증으로 먹는 것에 애로를 호소하는 아이들은 대부분 이중의 부담이 있다. 하나는 본래 있는 기체증 때문에 먹는 것에 제약이 있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억지로 더 먹은 것 때문에 부담이 누적되어 있다는 것이다. 본래 가지고 있는 기체증은 몸에서 구조와 연결된 하나의 경향성이기 때문에 조금씩 야금야금 개선되어 기능이 살아나고 구조가 튼튼해지는 것이 반복되어 풀린다. 그러므로 확실하게 개선하기 위해서는 바른 생활과 더불어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누적된 부담으로 이루어진 정체는 한약으로 쉽게 정리해줄 수 있다. 쥐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고 싶어도 달 수 없듯이, 먹는 것에 까다로운 기체증 어린이들에게 쓰고 냄새나는 한약을 먹이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러므로 쓰지 않고 물처럼 먹을 수 있는 증류한약을 복용하는 방법이 있다.

 

곧 본래 타고난 바탕 말고 누적된 부담으로 추가적인 방해요인이 생기면 점점 식욕이 떨어지거나, 어느 시점부터 먹는 것이 줄어들고, 쉽게 체하거나, 편식이 심해지고, 입맛이 점점 까다로워지면서 호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게 된다. 이러한 때 맑은 증류한약의 도움을 받아 누적된 부담을 일시에 해소하고 원활한 기혈순환을 유지하면서 점점 나아질 수 있는 발판을 얻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