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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1·2학년도 영어교육? 모국어는 어쩌고

초등 1·2학년도 영어교육? 모국어는 어쩌고 교육부, 2008년 실시여부 확정... 교육단체 '시범학교 선정중단' 촉구 교육인적자원부(교육부)는 초등 1·2학년 영어교육 실시여부를 오는 2008년 확정할 예정이다. 이를 위한 영어교육 연구학교 선정 등 운영 계획이 밝혀지면서 교육· 문화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교육부는 9월부터 2년간 전국 50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영어교육 연구학교를 운영할 예정이다. 그리고 시도교육청 전문가, 현장교사 및 대학교수 등으로 구성된 연구학교 컨설팅 단을 구성하여 초등1,2학년 영어교육과 관련된 각종 이슈들을 연구 분석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08년 하반기에 연구학교 운영 결과를 분석하고 또한, 교원·학생·학부모· 전문가 등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여 초등 1,2학년 영어교육 실시여부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9일 영어교육 연구학교 운영 목표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초등 1,2학년 영어교육 연구학교 운영은 초등 영어교육 확대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초등학교 조기 영어교육 도입시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그동안 특기·적성교육 시간 등을 통해 무분별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초등학교 1, 2학년 대상 영어교육이 과연 실효성이 있는지,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영어교육을 확대하는 것이 아동 언어발달상 타당성이 있는지를 검증하려 한다. 또 초등학교 1, 2학년 학생의 인지적·정의적 특성 등을 고려한 교육과정 개정 및 교과서 개발 방향을 모색해보고, 영어교육이 국어학습에 미치는 긍정적·부정적 영향 등에 대해서도 연구과정에서 밝혀보며, 지도교사 충원·배치 및 연수 등의 제반 문제에 대해서도 꼼꼼히 검토해 보고자 한다. 그 다음 도입 여부에 대한 판단은 2008년 하반기에 할 예정이다.” 사교육비 증가 등 문제 투성이... 영어교육 시범학교 선정작업 중단하라 교육·문화단체들은 교육부 계획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예전의 경우를 볼 때 연구학교 운영은 영어교육 확대 실시를 결정한 가운데 요식적 행위로 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는 지난 4일 '초등 1.2학년 영어교육 시범학교 선정 중단촉구'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영어조기교육에 따른 부작용을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영어를 배우면서 5, 6학년엔 영어부진아가, 중학교엔 영어포기아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또한 유아교육에까지 영어 사교육 열풍이 일고, 영어발음을 좋게 한다는 ‘설소대절개수술’이 사회 문제로 등장하기도 하였다. 과열된 영어교육 열풍은 아이들의 학습부담과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을 날로 키우고 있으며, 도시와 농촌간의 격차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또 영어시간 추가 확보(2시간)를 위해 다른 교과의 시수 조정이 불가피한데 이는 인성교육, 기초교육에 충실해야 할 초등학교 저학년 교육의 파행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특히 모국어도 제대로 습득하지 못한 상태에서 실시되는 영어교육은 국어교육에 파괴적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여기에 초등 고학년 영어교육은 문자교육 중심으로 변할 수밖에 없어 영어 학습부담 가중, 사교육비 증가도 우려된다.” 또 전교조는 “교육부는 일단 시작부터 해보고 문제점은 천천히 생각하겠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모르모트도 아니고 문제점 투성이 정책을 시범실시부터 하겠다는 것이 과연 교육을 책임지는 정부당국이 해야 할 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라며 영어교육 시범학교 선정작업 중단을 촉구했다. 서울대 영어교육학과 권오량 교수는 “우리나라의 여건에서 초등영어를 3학년에서 1학년으로 내리는 것이 더 좋은지에 대해서는 면밀한 검증을 할 필요가 있다. 과연 ‘비용대비 효과’가 있는지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영어교육을 2년 앞당기는 데 드는 비용보다 적은 비용을 들여서 더 나은 효과를 얻는 방법도 있기 때문이다”라면서 영어교육 확대에 신중을 기할 것을 주장했다. 또 상명대학교 사범대학 영어교육학과의 박거용 교수도 다음과 같은 주장을 한다. "초등학교 1학년이면 자기정체성이 확립되어 있지 않은 때여서 이때 영어를 가르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영어권은 어족이 같아서 괜찮지만 한국, 중국, 일본은 같지 않기 때문에 안 된다. 또 영어를 일찍 공부하고, 많이 하는 것에 대한 검증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서두른다는 것은 큰 위험을 내포한다. 충분한 논의가 오간 다음에 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또 다른 교육단체인 '교육과 시민사회'(공동대표 윤지희·안선회)는 '초등영어교육 확대는 재고해야 한다'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23일 영어조기교육 공개토론회... 영어조기교육 부작용 등 점검할 때 영어교육 확대를 찬성하는 사람들도 있다. 숭실대 영문학과 박준언 교수는 지난 1월 26일자 <동아일보>에서 '언어교육 이를수록 좋다'는 제목으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외국어 학습의 효과는 해당 외국어에 대한 노출 정도가 큰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영어교육을 초등학교 1학년부터 실시함으로써 당연히 학생들이 공교육에서 영어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늘 것이고, 이는 전체적인 영어 노출량을 증가시켜 영어 학습을 좀 더 용이하게 해 줄 것이다. 이제는 우리 모두 이중언어 사용이 단순히 개인적인 자산이 아닌 ‘국가 차원의 자산’이라는 점을 깊이 인식해 국가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영어교육을 양적, 질적으로 강화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조기 영어교육 확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글문화단체모두모임(회장 이상보)과 전교조는 오는 23일 오후 3시부터 배재대학교 학술관에서 ‘영어조기교육에 관한 공개토론회’를 연다며 교육부장관을 공개 초청했다. 한글문화단체모두모임은 초청장에서 “지난 9년 동안 시행한 영어 조기교육은 성공했다고 보는지, 지난 9년 동안 시행한 영어 조기교육으로 일어난 부작용은 없었는지, 영어 조기교육 시행으로 사교육비가 늘어나고 해외 조기유학이 늘지는 않았는지, 영어 조기교육을 시행함으로서 국어나 과학, 체육 등 다른 학과 수업에 지장은 없는지” 따위를 묻고 있다. 영어 조기교육에 대한 찬반논란이 있을 수 있다. 교육부는 영어교육을 1학년까지 확대한다는 것은 결정된 것이 아니며 연구학교 운영의 결과를 가지고 전문가들의 연구 검토를 거쳐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교육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신뢰를 보이지 않는다. 이미 결정해놓고 눈 가리고 아웅한다며 불신하는 사람들이 있는 이상 공개적인 정책결정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 교육· 문화단체들과 초등학교 영어교육 정책에 대한 공식평가를 한 다음에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란 의견이 많다. "연구학교 운영이 영어교육 확대 결정은 아니다" [대담] 교육부 영어교육혁신팀 김천홍 팀장 교육·문화단체들이 초등학교 영어교육을 저학년으로까지 확대를 검토하고 있는 교육부 계획에 대해 반발하자 교육부 관계자는 "결정된 바가 없다"고 해명하고 나섰다. 교육부 영어교육혁신팀 김천홍 팀장은 영어교육 확대는 결정된 바가 없다고 강조하면서 국어, 국사 등 우리나라 정체성과 관련된 교육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9일 전화로 나눈 김 팀장과의 대담 내용이다. - 지난 9년 동안 시행한 초등학교 영어교육에 대한 평가를 한 적이 있는가. "현재 서울대 영어교육과에 의뢰하여 초등학교 영어교육 10년의 성과분석을 진행 중이며, 그 결과는 금년 하반기 경에 나올 예정이다." - 초등학교 영어교육을 1,2학년으로 확대하려는 까닭은 무엇인가. "초등 1,2학년 영어교육 도입 여부를 아직 결정한 바 없다. 현재 추진 중인 것은 초등 1,2학년 영어교육에 대한 연구학교 운영이고, 도입 여부에 대한 판단은 2008년 하반기에 할 것이다. 연구학교를 운영하려는 목적은 이미 밝힌 바와 같이 초등 1,2학년 영어교육의 효과성, 우리말 교육에 미치는 영향, 사교육에 미치는 영향 등 관련 이슈를 실증적으로 분석하고자 하는 것이다. 분명히 밝히고자 하는 점은 연구학교 운영이 초등 1,2학년 영어교육 도입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 영어 조기교육으로 사교육비와 해외 조기유학이 실제 줄었다고 보는가. "사교육비와 해외 조기유학은 매년 증가되어 왔다. 이것이 영어 조기교육으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국민의 교육열 등 다른 요인으로 인한 것인지 실증적으로 검증된 적은 없다." - 영어를 전체 국민이 써야할 까닭도 없고 쓸 수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영어 교육을 확대하려는 까닭은 무엇인가. "영어교육을 강화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이며 세계 각국은 국가경쟁력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자라나는 세대의 영어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해해 달라." - 중국·일본과 영토분쟁, 역사왜곡 등으로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영어 조기교육보다는 나라의 정체성 교육(국사·국어)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 교육부에서는 영어교육과 마찬가지로 국어·국사 등에 대한 교육도 내실화하기 위해 정책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대한 오해가 없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 김영조 2006-05-10 11:19 ⓒ 2006 Ohmy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