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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의 물줄기가 도도했던 6월을 생각 한다

[허홍구 시인의 세상읽기 10]

[그린경제/얼레빗=허홍구 시인]

해마다 유월이 되면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 앞에 머리를 숙인다. 또 민주주의와 정의를 위해 불의와 맞서 싸우다 활짝 피워보지도 못한 체 아까운 목숨을 민주의 제단에 바치고 꽃잎처럼 떨어져간 젊은이들을 생각한다. 

짙푸르고 꽃잎처럼 붉게 물들었던 내 젊은 날!
불의와 독재 권력에 맨몸으로 항거하며 맞섰던 그 때를 회상한다.
눈을 부라린 독재 권력으로도 어찌하지 못하고 막을 수 없었던
거대한 민주화의 물줄기가 도도히 흘렀던 그 때를 생각한다. 

1980년에 나는 제1 야당이었던 신민당의 중앙당 당직을 맞고 있을 때였다
독재정권 물러가라!, 직선제로 개헌하라!, 독재타도!, 민주쟁취!”를 외치며
서울과 인천 광주와 마산 등 전국으로 돌아다니며 시위대행렬에 참여했었다
내 젊은 한 때는 그렇게 서울의 종로거리로- 광화문으로-전국의 시위현장으로-
동지들과 어께동무를 하고 시위를 하다가 최루탄가스 때문에
온몸에 물집이 생기고 눈물과 콧물이 마구 쏟아졌던 때를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오늘은 연세대학교 앞에서 35년째 <논지당>이란 카페를 운영하며
불의와 독재 권력에 맞서 싸우던 학생들에게 은신처를 마련 해 주고
그들과 함께했던 문선경 씨를 만나 무늬처럼 새겨진 그의 이야길 들었다 

독재와 불의에는 당당히 맞서 싸우는 용기와 지성(知性)이 있어야만
빛나는 대한민국! 자랑스러운 백성이 되지 않겠느냐는 말씀이다


   
▲ 1987년 6월 이한열 열사의 죽음은 민주주의 꽃으로 승화되었다. ⓒ 이무성 화백
 

문선경*  

젊음은 언제나 푸르고 용감하고 뜨겁다
지금도 잊을 수 없는 그날의 함성!
군부독재에 맞서 항거하는 대학생들은
민주화를 열망하며 연일 거리시위가 이어졌고
198769일에는 연세대학교 학생 이한열군이
최루탄에 맞아 아까운 목숨을 무참하게 잃었다
그날의 주검이 610일 민주화항쟁의 기폭제가 되었다 

붉은 화염병과 희뿌연 최루탄 연기속에서도
독재타도, 민주쟁취를 외치던 그 착한 눈망울들
무장한 경찰의 곤봉과 백골단의 무자비한 발길질에
무참하게 짓밟히면서도 굽힘없이 외치던 학생들의 함성
만신창이가 되어 돌아오는 그 착한 학생을 보고는
끓어오르는 분노와 불의에 대한 울분을 참을 수 없었단다. 

그 역사의 현장에서 학생들의 큰누님과 큰언니로
시위대의 학생들에게 맘으로 은신처를 마련 해 주었던 분
그는 지금도 연세대 앞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7080 운동권 세대가 서로를 끌어안고 젊음을 불사르며
조국의 미래를 걱정하던 인생복덕방이었던 곳이다 

빗발처럼 쏟아지는 최루탄과 경찰의 무자비한 폭력에
그 학생들이라고 왜 무섭지 않았겠느냐고 회고 한다
그러나 민주항쟁에 몸을 바쳤던 그 선배들처럼
독재와 불의에는 당당하게 맞서 싸우는 용기와 지성(知性)이 있어야만 
빛나는 대한민국! 자랑스러운 백성이 되지 않겠느냐는 말씀이다  

* 연세대 앞 창천교회 뒤쪽에서 34년째 <논지당>을 운영하는 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