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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의 간판은 약효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

[허홍구 시인의 세상읽기 11]

[그린경제/얼레빗=허홍구 시인]

우리가 누군가를 보고 평가하는 기준을 보면 참으로 부끄럽고 답답할 때가 많다.
큰 교회와 성당에 다녀야 하나님의 은총이 더 크다고 믿는 것은 어리석다.
큰 절에 다녀야 부처님의 가피가 더 있다 생각하는 것도 어리석다.
또 간판이 큰 약국에는 약효가 더 뛰어나다고 믿는 것도 역시 어리석다. 

우리는 사람을 평가하고 판단 할 때 그 속보다도 겉모양만 보기가 쉽다.
각료로 추천된 분들의 국회 청문회 과정을 지켜보면 우리들 맘도 부끄럽고 화가 난다.
물론 스스로 인물됨이 아니라

자각하고 극구 사양하는 용기 있는 인물이 없는 탓도 있지만
번지르르한 껍데기 간판만 보고
그 속을 잘못 판단하고 평가한 어리석음 때문이기도 하다
.
앞으로 뭐를 하겠다는 사람들은 제발 좀 자신을 잘 다스려줘야겠다.  

왜 어느 대학을 나오셨습니까하고 묻는가? 왜 고향이 어디냐고 묻는가?
학교의 동창, 같은 고향, 같은 정당, 또는 직장의 선후배,
이런 것들은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 

사람을 평가하는데 왜 출신 대학과 출신 고향을 꼭 알아야하나?
왜 대통령과 어떤 사이고 또 누구와는 언제부터 어떤 관계에 있습니까하고 묻는가?
약국의 간판은 약효와 아무런 상관이 없듯이 인물 평가는 학력과 출생지와는 상관이 없다. 

골짝 가시덤불 속에서도 더 향기로운 꽃향기를 맡을 수 있다.
두메산골의 농사꾼도 우리를 감동시키고 인생의 향기를 풍기는 인물이 있지 않는가?
모양만 번지르르한 사람보다 속이 아름답고 따뜻한 인물이 필요할 때다.
우리가 바라는 인물은 그냥 힘이 세고 화려한 인물이 아니라 함께 할 수 있는 인물!
백성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주고 오늘은 어렵고 힘들지만 함께 희망을 이야기하면서
낮은 곳의 아픔을 어루만져주고 따뜻하게 품어 줄 수 있는 인물을 기대하는 것이다.

   
▲ 약국 간판이 크다고 약효가 더 좋은 건 아니다(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구건서* 

유도에서 이기려면 넘어지는 연습부터 한다
많이 넘어지고도 꿋꿋하게 일어섰다
중학교도 마치지 못한 학력으로 노무사가 되었다
엿장수도 하고, 행상도 하고, 막노동도 하고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끈질기게 살아왔다 

이것은 그의 자랑이 아니다
손발이 없는 불구자도 끈질기게 살아왔으며
귀먹고 눈먼 벙어리도 빛나는 인물이 있다
학력은 고사하고 구구단도 외우지 못한
훌륭한 인물들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어느 대학을 나오셨습니까하는 말이
그의 뒤를 쫓아다니며 아프게 했다며 고백 한다
그러나 이제 누구보다도 당당하다
약국의 간판보다 약효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안다 

무엇이 되어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아는 것만큼, 할 수 있는 것만큼
정성을 다하여 일하고 봉사하는 참 자랑스러운 친구 
 

* 열린 노무법인 대표 노무사()
  중. 고등 과정을 검정고시로-
  독학사 시험으로 대학을- 고려대노동대학원에서 석사학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