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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무엇이 날 대신해 줄 것인가

[허홍구 시인의 세상읽기 16]

[한국문화신문 = 허홍구 시인] 

나도 이제 세월이 빠르다는 걸 몸으로 느끼는 나이가 되었다.
아득하게 먼 곳으로만 생각했던 일흔의 고개를 넘는다.
이제 날마다 맞이하는 아침은 내게 새롭고 신비로운 아침이다.  

생각해보니 참으로 먼 길 어려웠지만 무탈하게 여기까지 왔다.
세월 따라 변한 것도 많지만 잃어버린 것도 한둘이 아니다.
정년퇴직을 하면서 가지고 있던 지위와 권위가 무너지고
심지어 충직하게 날 대신하여 일하던 어금니도 뽑혀나가고
몰래몰래 숨겨 두었던 비자금은 다 어디로 갔는지 없어졌다 


   
▲ 눈물 나게 고마운 요양병원의 간병인(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이제 누가 또 무엇이 날 대신 해 줄 것인가?
뽑혀나간 어금니를 대신한 틀니를 바라보며 고마워한다.
자식들도 못하는 요양병원의 간병인을 눈물 나게 고마워한다.
새벽 길거리를 깨끗하게 치워주는 환경미화원의 노고에도
멀리에 있는 친인척보다도 가까이에서 안부를 묻고 보살펴주는
내 이웃의 따뜻한 우정과 사랑에 가슴이 뜨거워진다
  

나는 너를 위해 또 이웃을 위해 무엇일까를 생각해본다.
누가 무엇이 날 대신 해 주듯이 나도 누군가를 위해
그 사람의 옆자리에 있어주고 대신해주는 그러한 나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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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장미 

혹한 넘어 온 봄이 상처를 어루만지고 있다.
쓰다듬고 어루만지면서 치유하는 고운 손길
일그러진 내 마음도 다시 꽃밭 만들게 한다.  

비바람 불고 눈보라치는 계절 건너 왔으니
다시 꽃피울 꿈 포기하지 않고 희망을 품는다.  

사랑 아니고는 무엇으로 치유 할 수 있으랴
하나님의 말씀으로 살아가는 요양원 원장님.


   
▲ (그림 운곡 강장원 한국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