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신부용 전 KAIST 교수] 한글 외국어표기법은 단순한 발음기호가 아닌 복합적인 언어기술 일부여야 합니다. 이를 위해 응용 앱이 동시에 개발되어야 합니다. 한어 병음은 하나의 예를 보여 줍니다 영어발음을 한글로 표기하면? 영어의 ‘girl 이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발음기호가 미국식으로는 [ ɡɚl], 영국식으로는 [ ɡɜːl ]로 표현됩니다. 컴퓨터의 도움으로 소리를 들어보면 둘 다 ‘거얼’로 들립니다. 여기서 생각지도 않았지만 중요한 의문이 생깁니다. 발음기호가 언어의 읽는 소리를 나타내는 것이라면 왜 애초에 소리가 나는 대로 ‘거얼’이라 안 쓰고 [ ɡɚl]이나 [ ɡɜːl ] 등 낯선 글자를 불러드릴까요? 최소한 우리나라에서만이라도 처음부터 ‘거얼’로 배웠다면 이런 서양 발음기호는 건너뛰고 그 시간에 다른 공부를 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다른 언어를 배울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컨대 중국어를 배울 때도 한국사람이라면 당연히 한글로 발음을 적어 배워야겠지요. 여러분은 다른 나라 원어 노래 하나쯤은 아시겠지요? 그 노래 배울 때 아마 가사의 발음기호보다는 한글로 써서 배웠을 것입니다. 그리고 원가수의 노래를 들어보고 발음을 좀 고쳤겠지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인간의 문명이 발달하면서 우리가 잃은 것 가운데 가장 큰 것의 하나가 ‘발바닥이 땅과 접촉하는 기회를 잃어버렸다’라는 것이다. 한방에서 말하는 만물의 이치와 인간의 관계는 음미할수록 맛이 깊어지는 오묘함이 있다. 손과 발에 대해서도 “손바닥은 만사(萬事)를 이루면서 인체와 장부의 기능을 활발하게 한다”라는 말과 “발바닥이 만물과 접함으로써 지기(地氣)를 흡수하여 인체와 장부의 구조를 튼튼히 한다’라는 말이 있다. 손과 발에 대한 거시적이고도 구체적인 묘사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바탕에서 볼 때 신발이라는 방해인자로 인해 인간이 만물의 기운을 흡수하지 못하여 오장육부가 약해지면서 장부에 오만가지 질병이 생겼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이와 더불어 또 하나 잃어버린 것이 있다면 바로 ‘걷는 양’이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이를 만회하기 위하여 만보 걷기에 도전하고, 이에 대한 여러 건강상 이득을 말하고 있지만 인간이 자연과 더불어 지냈던 원시인의 모습과 견주면 현격한 차이가 있다. 오늘은 맨발로 걷는 것에 대한 한의학적 의미와 더불어 어느 정도를 걸었을 때 가장 효과적인지 알아보고자 한다. 1. 발바닥에 대한 대한 한의학적 의미
[우리문화신문=김광옥 수원대학교 명예교수] 세종을 도와 세종르네상스를 만든 인물들을 살피고 있다. 졸기를 중심으로 유관과 유정현을 살펴보자. 유관(柳寬, 충목왕 2, 1346~세종 15, 1433) : 조선의 청백리 · 유관의 졸기 세종 15년 5월 7일(1433) 나이가 많아 우의정을 물러난 유관(柳寬)이 졸(卒)하였다. 임금이 부음을 듣고 곧 슬피 울어서 초상난 것을 알리고자 하니, 지신사 안숭선이 아뢰기를, "오늘은 잔치를 베푼 뒤이고, 또 예조에서 아직 정조장(停朝狀, 조회를 정지)을 올리지 않았으며, 날이 저물고 비가 내리니, 내일 거행하도록 하소서." 하였으나, 임금이 따르지 아니하고, 흰옷과 흰 산선(繖扇, 임금이 나들이할 때 앞에 세우는, 우산 모양으로 생긴 의장)으로 홍례문 밖에 나가 백관을 거느리고 의식과 거행하였다. 관의 처음 이름은 관(觀)이고, 자는 몽사(夢思)인데, 뒤에 이름은 관(寬), 자를 경부(敬夫)로 고쳤다. 황해도 문화현 사람으로 고려 정당문학(政堂文學) 공권(公權)의 7대손이다. 공민왕 20년(신해년, 1370) 과거에 급제하여 여러 번 옮겨서 전리 정랑(典理正郞), 전교 부령(典校副令)이 되고, 봉산 군수로 나갔다가 들어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우리는 좌석을 찾아 앉았다. 자동차가 급속히 늘어나 고속도로가 막혀서 저속도로로 변한 뒤로는 기차 여행이 빠르고 편하다. 광주까지 가려면 승용차로 한 다섯 시간 걸릴 텐데, 무궁화호로는 3시간 45분이 걸리니 훨씬 빠르다. 또한 운전을 안 하니 피로하지도 않다. 단지 불편한 점은 기차표를 미리 예매해야 한다는 거고, 또 기차역까지 오가는 시간까지 계산하면 전체 시간은 오히려 더 들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나는 매우 기분이 좋았으며, 특히 이번 여행에서 불교에 관해서 궁금했던 의문점들을 많이 알아보리라고 마음먹었다. 나와 동행하는 연담 거사는 내가 만난 불교인 가운데서 가장 불교 이론에 밝았으며 또한 불교를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사람이었다. 연담이라는 법명은 광덕 큰스님이 주신 이름이며, 거사(居士)라는 칭호는 재가불자로서 불교를 실천하는 사람을 높여 부르는 말이라고 한다. 거사와 비슷한 말에 처사(處士)라는 말이 있는데, 처사는 약간 낮추어 부르는 호칭이다. 거사들 가운데도 수행을 많이 한 법사(法師)가 있는데, 법사는 법당에서 신도들에게 가르침을 베풀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기차는 녹음이 우거진 산야를
[우리문화신문=신부용 전 KAIST 교수] 전번 이야기에서 외래어표기법은 애초부터 불필요한 것이었고, 그 대신 언어별로 외국어 표기법을 만들자고 하였습니다. 지금의 외래어표기법에도 영어 표기법, 중국어 표기법 등 외국어 표기법을 제시하고 있지만 모두가 외래어표기법 테두리 안의 것이라 별 의미가 없습니다. 먼저 외래어표기법에서 벗어나 한글로 영어 표기법을 만들고 이와는 별도로 중국어나 일본어 등 각 언어의 표기법을 따로 만들어 쓰자는 것입니다. 이들이 모두 한글로 되어 있어서 모든 언어의 표기법이 결국 거의 같아 한글은 자연히 세계 언어표기법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언어별 외국어 표기법이 필요한 까닭 우리가 어떤 언어를 배우려면 먼저 그 언어를 읽는 법부터 배웁니다. 예를 들어 영어를 읽으려면 먼저 알파벳과는 다른 ’발음기호‘를 배워서 그 발음기호를 통해 읽게 됩니다. 이 발음기호는 IPA라는 거대한 국제음성기호에서 필요한 부분만을 선택한 것인데 글자 모양과 발음이 대개 로마자 알파벳과 비슷합니다. 그러나 다른 점도 많아 혼란스럽습니다. 그래서 일부 사전은 아예 발음기호를 안 쓰고 다른 방법으로 발음을 설명합니다. 한글을 가진 우리는 당연히 한글발음기호를 개발하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인간의 건강에 대해서 정의할 때 여러 가지 있을 수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활동력이 높은 것이라 말할 수 있다. 곧 낮에 높은 세포 활동성과 밤의 낮은 세포 활동성의 격차가 건강이라 말할 수 있는데 어린이들이 가장 격차가 크고 나이다 들수록 낮아져 노년이 될 때 현격하게 좁아진다. 이러한 활동의 가장 기본적인 모습이 걷기라 할 수 있다. 곧 인간에게서 활동성이 낮은 순으로 본다면 잠자는 순간이 가장 낮으며, 다음은 누울 때, 앉았을 때, 걸을 때, 육체적인 일을 할 때, 마지막으로 운동을 할 때가 가장 활동성이 높을 때라 말할 수 있다. 이중에서 앉을 때가 휴식의 시작이며, 걷기가 활동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인간이 얼마나 건강하게 활동할 수 있는가하는 것을 “걷기” 상태를 기준으로 나눠볼 수 있다. 곧 걷기에 문제 있는가에서 부터 걷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가, 힘들어지는가, 즐겨하는가, 활기차게 걷는가, 등등의 갈래에 따라 달라진다. 곧 걷는데 힘들지 않고, 걷고 났을 때 건강한 느낌이라면 그 사람은 건강한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걷는 양과 걷는 속도가 높아진 상태를 운동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충실한 걷기와 효과적
[우리문화신문=신부용 전 KAIST 교수] 전번 이야기에서 ‘외래어표기법’을 없애고 대신에 언어별로 외국어 표기법을 만들자고 하였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외래어라는 것은 외국에서 들어와 우리말이 된 어휘를 말합니다. 어디서 들어왔건 우리말이 된 이상 소리 나는 대로 표기하여 사전에 올려 쓰면 그만입니다. 사투리도 많이 쓰게 되면 표준어가 되어 사전에 올라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번에 ‘대박(daebak)’ 등 26개의 한국 낱말이 ‘옥스퍼드 사전’에 올랐다는 것처럼 말입니다. 결국 ‘외래어표기법’이라는 것은 애초부터 불필요한 것이었습니다. 외래어 표기법의 원조는 일본어 그런데 왜 ‘외래어표기법’이 생겼을까요? 그것은 일본의 통치를 받던 1933년, <한글 맞춤법 통일안>에 처음 등장하였습니다. 당시 일본은 우리보다 개방이 40년 정도 빨라 서양 문물이 물밀듯이 들어오던 때였지요. 서양의 지명이나 사람의 이름은 물론 일반 낱말들도 많이 들어와 이를 일본 글자로 표기해야 했습니다. 그들은 한자로 번역하여 새로운 어휘를 만들어 내는 한편 그들의 고유 문자인 가나로 외국어 어휘의 발음을 따라 표기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문자로는 서양 어휘의 발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우리가 무심히 마시는 물은 생명을 유지하는데 가장 근본이 된다. 그러다 보니 건강과 능력 성격 등을 물과 연관 지어서, 산 좋고 물 좋은 곳에서 인재가 배출된다고 생각했다. 우리의 먹거리도 물이 좋아야 상등품이 생산된다고 믿고 있다. 물이 생명의 근원이 된다는 것은 흔히 333의 법칙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곧 인간이 생명을 유지하는데 공기가 없으면 3분을 버티기 힘들고, 물이 없으면 3일을 버티기 어려우며, 음식이 없으면 3주 이상 생명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1. 한방에서는 물을 33종류로 세분해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물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하늘은 물을 처음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물을 첫 자리에 놓는다. 곧 물이 모든 변화의 시작이다”라고 하여 생명과 사물의 근본으로 삼았으며 물의 성격과 쓰임에 따라 33종으로 구분했다. 일상에서 취할 수 있는 가장 귀한 물을 정화수(井華水)라고 했다. 본래의 의미는 새벽에 처음 기른 우물물을 뜻하지만, 일상에서는 정성이 담긴 물, 염원이 담긴 물을 뜻한다. 이 밖에도 정월에 처음 받은 물, 겨울에 온 서리, 멀리서 흘러오는 강물, 거슬러 돌아 흐르는 물, 더운 샘물, 뜨겁게 끓인 물 등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기차표를 예매한 우리는 작은 손가방 하나씩을 들고 즐거운 기분으로 열차에 탔다. 사실 이렇게 두 남자가 금산정사 방문 여행을 실현하기까지 어려움이 많았다. 우리 두 남자야 의기가 투합했지만, 문제는 사모님의 내부 결재. 연담 거사는 불교 신자로서 법사 자격증까지 있으니 별문제가 없었다. 나는 당시에 교회에 열심히 다니면서 십일조까지 내는 기독교 신자였다. 나는 화성군 봉담면에 살지만, 일요일마다 빠지지 않고 서울 강남구 일원동에 있는 교회에 나간다. 그런 독실한 기독교 신자가 3일이나 집을 떠나 전라남도 섬에 있는 스님을 만나러 간다? 아무래도 명분이 없었다. 마침 대학교는 방학 중이었기 때문에 지방 학회에 출장 간다고 거짓말을 할 수도 없었다. 나는 여러 가지로 명분을 찾았으나 마땅한 묘안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한참 궁리 끝에 결국은 정공법을 택하기로 했다. 우선 며칠 동안 유별나게 아내를 기쁘게 해주었다. 독자 중에는 오해할지도 모르는데, 아내를 기쁘게 해주는 일이 꼭 밤에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나는 안 하던 방청소도 깨끗이 하고, 초등학교에 다니는 둘째 놈 숙제하는 것도 보아주고, 나름대로는 열심히 집안
[우리문화신문=김광옥 수원대학교 명예교수] 세종을 도와 세종르네상스를 만든 인물들을 살피고 있다. 졸기를 중심으로 안경공, 안순, 안지를 살펴보자. ∙ 안경공(安景恭 충목 3, 1347 ~ 세종 3, 1421) 세종 이전에 조선의 기틀을 다지는데 이바지한 인물이다. 소개를 대신하여 졸기를 보자. “흥녕 부원군 안경공(安景恭)이 졸(卒)하였다. 경상도 순흥부 사람이었다. 판문하부사 안종원(安宗原)의 아들로 사람됨이 단정하고 근엄하며, 고려의 병진년(우왕 2년, 1376) 과거에 급제하고 여러 번 승진하여 밀직사(密直司) 좌부대언이 되었고, 태조께서 개국할 때 여러 장상(將相)과 같이 추대하여 좌대언으로 승진되고, 익대개국공신(翊戴開國功臣)에 책정되었다가 관제(官制)가 시행되면서 중추원 도승지로 임명되고, 사헌부 대사헌에 승진하여, 공안부(恭安府)와 한성부 판윤을 역임하고 부원군으로 승진하였다. 일찍이 경상ㆍ전라ㆍ황해도의 안찰사가 되었는데 너그럽고 간단명료하여 까다롭게 굴지 아니하였다. 죽던 해에 나이가 75살이다. 조정 일을 3일 동안 정지하여 조의를 표하고 시호를 양도(良度)라 하였다. 온순하고 착하고 좋아하고 즐겨하는 것이 뛰어나고, 의로운 일을 좇는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