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 낙서(河圖 洛書)

2020.05.02 11:09:45

1편 입문 3장 오행 3절
[과학도가 본 명리학 14]

[우리문화신문=안승열 명리학자]  ‘하도낙서’는 역경에 정통한 남송의 주희(1130~1200)가 관념에 의존해서 각행의 음기와 양기 구성비를 숫자로 밝혀낸 곧 정량화(quntitative)한 이론으로 현대까지도 높이 평가되고 있다. 정성(qualitative)은 무엇인지만 밝히면 되지만 정량은 무엇이 얼마인지까지 밝혀야 하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더구나, 과학적 실험이나 실증없이 관념에 의지해서 숫자의 결과를 제시하였다. 이 과정은 현대 과학의 발전에 많은 이바지를 한 사고실험*과 유사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간지들과 삼라만상을 고찰하여 오행의 음기ㆍ양기 크기를 그 대표값*으로 밝혀냈고 토기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순환 모델을 제시하였으며 이러한 내용을 중국의 고대 전설로 채색한 금상첨화의 이론이다.

 

 

하도낙서

 

 

하도- 중국 고대 전설에 세 임금이 있었는데 수인은 불을, 복희는 사냥과 8괘를, 신농은 농사법을 전했다 한다. 이중에 복희씨가 황하에 나갔다가 강에 나타난 용마(龍馬)의 등에서 25개의 흰색 점과 30개의 검은 점, 모두 55개의 점으로 이루어진 그림을 보고 오행의 상생순환관계을 깨달았다 한다. 곧, 하도는 오행의 상생도이다.

 

낙서- 중국의 역사는 전설에 이어 하 은 주 왕조로 이어지는데 하나라 우왕이 낙양성 남쪽의 낙수에 나타난 신귀(神龜)의 등에서 흰점 20개, 검은 점 25개, 모두 45개의 점으로 이루어진 그림을 보고 오행의 상극순환을 깨달았다고 한다. 낙서는 오행의 상극도이다.

 

위의 그림에서의 검은 점으로 이루어진 무리들은 그 개수가 모두 짝수이고 흰점의 무리들은 홀수이다. 짝수는 안으로 수렴되는 안정한 기운 곧, 음기이며 홀수는 밖으로 발산되는 동적인 양기를 의미한다. 수->화->목->금->토행에 차례로 1부터 5까지를 주고 각 숫자에 다시 토기의 5 더한 수로 각 행을 짝지었다. 낙서도 가운데는 토행인 바, 음기인 10개의 검은 점이 생략된 것이다.

 

위 그림은 이 세상의 음기가 30이라면 양기는 25란 의미이다. 이처럼 우리가 사는 세상은 음기가 더 우세하여 안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만약 양기가 더 우세하여 반대로 되었다면 지구는 지금보다 불의 작용이 더 거셀 것이고 인간 평균 수명은 더 짧았을 것이다.

 

점자 그림을 아래와 같이 도해한 뒤 화살표를 따라 살펴 가보면 하도는 상생순환도요 낙서는 상극순환도 임을 재확인할 수 있다. 또,한 토를 중심에 두어 목화 금수로 이분된 현상계를 중화 조절하려는 토기의 굳건함도 표현하였다.

 

 

 

숫자들의 의미 검토

 

각 행은 음양의 상대적인 비에 따라 그 기가 달라진다. 우선 전체적인 경향에 있어 수금토목화 순으로 음기가 작아져야 할 것 같다. 각 행의 음양의 상대적 크기를 비교하기 위해 아래 표의 셋째 칸처럼 양을 1로 환산할 때 음의 크기와 넷째 칸에는 음을 1로 할 때 상대적인 양의 크기를 계산해보았다. 이 환산 숫자들을 보면 금 목의 음양 숫자가 이상하다. 우리의 상식에 부합하려면 금을 3양8음 목을 4음9양이라 해야 할 것 같다. 800년도 넘게 검토 되어온 하도낙서 이론에 하자가 있다는 말인가. 그럴 리는 없다.

 

 

계절을 살펴보자. 대표적인 목기, 봄은 아직 겨울의 기운이 많다. 양기가 살아나기 시작하지만, 아직 음기가 넘쳐 수시로 춥다. 가을은 음기가 들어와 쓸쓸해지지만, 아직 볕이 따갑다. 봄을 3양8음이라 할 만하고 가을을 4음9양이라 할 만하다. 주희는 세상만물의 음양을 대조하여 목기의 대표값은 3양8음으로 금기를 4음9양으로 결론지은 것이다.

 

인체 장기를 보자. 간이 봄 같은 목의 에너지를 갖고 있다고 한다. 간의 어떤 면목이 3양8음 일까. 간은 탄수화물 대사 독성 물질의 분해와 혈액을 일시적으로 저장하며 담즙 등 인체가 필요로 수많은 종류의 물질을 만들고 저장했다. 인체 전신에 공급한다. 음기가 충만한 장기로 그 역할로 볼 때 음양 구성을 3양8음이라 해야겠다.

 

폐는 온몸의 기체와 액체를 관리한다. 맑은 기, 산소를 받아들여 온몸에 공급하며 탁한 기운의 배출하는 엄격함이 가을의 기운을 닮았다. 산소로 맑아진 피를 끊임없이 심장에 공급하려니 양기는 강하나 무언가를 저장하지는 못한다. 산소로 활성화된 피를 심장에 신속하게 보내 주기 위해서 심장과 곁인 9양의 위치에 있어야 한다. 양기가 한풀 꺾이는 가을의 음기가 들어야 폐 근육은 건강하지만, 대신 폐의 기능에는 양기가 충만하다. 그 기는 전체적으로 4음9양이라 해야겠다.

 

오행에서 음기가 가장 강한 것은 수기이고 양기는 화기가 제일 강하다. 그러나 음이 극성하면 이미 양이 생기니 수기에 1양이 들어 있고 양이 극성하면 음기가 생겨 화기에 이미 2음이 들어 있다. 이는 음양 또는 수화의 순환, 결국 오행의 순환을 위함이다. 오행의 중심에 있는 토기는 그 중화(中和)력으로 목화와 금수 사이 균형을 이루어 오행의 순환을 원만하게 한다.

 

<낱말 풀이>

* 사고실험(Thought experiment) - 실제로 실험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머릿속에서 가상의 실험 장치를 구상하고 실험 조건을 대입하여 결과를 얻게 되는 실험으로 ‘생각 실험’이라고도 한다. 사고실험의 결과는 기존에 밝혀진 사실이나 이론으로 검증되거나 실제 실험으로 실증되는 과정을 거쳐 새로운 이론으로 거듭나기도 한다.

 

갈릴레이의 관성 이론이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은 우선 사고실험의 결론으로 제시된 이론이며 뒷날 실증된 이론이다. 사고실험은 여러 가지 현실적인 이유로 실제 실험을 수행하기 어려운 경우나, 기존 이론의 모순점을 드러내기 위해서, 또는 새로운 이론의 기초를 닦기 위해 수행된다. 실제 실험을 하기 전의 단계로 사고실험을 하기도 하는데, 사고실험의 결과가 명확하여 실제 실험을 할 필요가 없는 경우도 많았다. 실제 실험에서 있을 수밖에 없는 오차를 고려하지 않고 단순하게 실험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 대표값 - 자료 전체의 특징을 대표적으로 나타내는 값. 대표값에는 평균값, 중앙값, 최빈값 등이 있다. 현상계는 극단적일 수 있어서 전체 자료를 평균한 것이 대표성을 띠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는 극단적인 값은 버리고 일정 범위의 중앙값들로 평균값을 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희가 결론지은 오행의 숫자들은 중앙값의 평균으로 생각된다.

 

※ 다음 연재인 ‘오행의 지나침과 모자람’은 8월에 이어집니다.

 

안승열 명리학자 syahn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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