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마음을 그린 '까치와 호랑이' 그림

2021.08.08 11:06:50

 

 

 

 

 

[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언듯 보면 화면 전체 호랑이 한마리만 있는 듯 보이지만, 호랑이의 등 뒤 소나무 가지에는 작은 까치가 매달리듯 앉아서 노래하고 있다. 호랑이는 전혀 무섭지도 않고 마치 집에 기르는 고양이처럼 온순하고 다정해 보인다. 이런 호랑이라면 누구나 한마리쯤 옆에 두고 친구처럼 다니면 든든할 듯한 모습이다. 

 

까치호랑이 그림은 조선 후기 백성들의 마음을 표현한 대표적인 그림으로 말쑥한 까치에게 골탕먹는 바보호랑이를 그렸는데, 까치는 좋은 소식을 전해주는 반가운 새로 사람들이 좋아하였고, 호랑이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맹수로, 호랑이가죽은 액운을 막아주는 호신의 상징으로 귀하게 여겼다. 또한 호랑이는 인간의 삶을 보살피는 산신령의 명령을 따르는 사자로 신령의 복을 받고자 원하는 백성들은 집집마다 실제호랑이가죽은 못걸어도, 이를 대신한 까치호랑이 그림을 그려서 붙였다. 

 

 


이렇게 사람과 함께할 수 있는 호랑이라면 당연히 무섭지 않아야 할 것이고, 영특하기보다는 천진스럽고 바보스러워야 했던 것이다. 현실에서는 무섭기 그지없었던 호랑이를 한국인은 친근한 친구이면서 신령을 따르는 영물로 새롭게 형상화 하였다. 요즈음에 실감나게 그리는 무서운 호랑이그림들 보다는 훨씬 더 인간의 삶속에 마음깊이 자리한 다정한 호랑이가 아닌가 싶다.

 

위 까치호랑이 그림은 고 이건희 삼성그릅 회장이 기증한 많은 작품들 가운데 민화로 가장 빼어난 작품으로 현재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실에 전시중이다.

 

국립중앙박물관 고 이건희회장 기증유물전은 국립중앙박물관 누리집에서 미리 예약한 사람만 볼 수 있다.

 

 

최우성 기자 cws010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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