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설중매 짓밟고 / 살 속으로 파고들던 바람 / 어느새 꽃샘추위 밀어내고 / 환한 봄바람으로 변신하던 날 / 끝내 하늘도 응고된 기다림 풀어 / 꿈으로 꿈으로 내려온다네 / 그 꿈 대동강 물도 다 녹여 / 흐르게 하나니.” - 박신영 “우수의 꿈” -
오늘은 입춘에 이어 24절기의 두 번째로 우수(雨水)다. 우수는 말 그대로 눈이 녹아서 비가 된다는 뜻인데 이때가 되면 추운 북쪽지방의 대동강물도 풀린다고 했다. 아직 추위가 남아있지만 저 멀리 산모퉁이에는 마파람(남풍, 南風)이 향긋한 봄내음을 안고 달려오고 있을 거다. 꽁꽁 언 강물도 풀리듯 우수에는 불편했던 이웃과 환하게 웃는 그런 날이 되기를 비손해본다.
예부터 우수 때 나누는 인사에 "꽃샘잎샘에 집안이 두루 안녕하십니까?"라는 말이 있으며 "꽃샘잎샘 추위에 반늙은이(설늙은이) 얼어 죽는다"라는 속담도 있다. 이 꽃샘추위를 한자말로는 꽃 피는 것을 샘하여 아양을 떤다는 뜻을 담은 말로 화투연(花妬姸)이라고 한다. 봄꽃이 피어나기 전 마지막 겨울 추위가 선뜻 물러나지 않겠다는 듯 쌀쌀하지만 봄은 이제 코앞에 다가와 있다. 코로나19로 꽁꽁 얼어붙었던 우리네 마음에도 환한 봄바람이 불어오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