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더위, 판소리의 후끈한 열기로 물리치다

2022.07.29 12:55:09

(사)한국판소리보존회 주최ㆍ주관의 제26회 <전국판소리경연대회>
명창부 최우수상 이다은 씨, 우수상 김보배 씨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판소리는 우리 역사와 희로애락을 함께해온 겨레 문화의 정수로 그 독창성과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2003년 11월 7일 유네스코 제2차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에 올랐다. 그 판소리를 전승ㆍ보존하려는 목적으로 1971년에 (사)한국판소리보존회가 설립되었는데 1902년 조선시대의 성악단체인 ‘협률사’와 '조선성악연구회'가 30년의 명맥을 이어오다가 일제에 의해 해산되고 40여 년 만에 (사)한국판소리보존회로 재탄생한 것이다.

 

이 (사)한국판소리보존회가 7월 27일과 28일 이틀에 걸쳐 서울 봉은사로 국가무형문화재 전수교육관 민속극장 풍류에서 제26회 <전국판소리경연대회>를 열었다.

 

 

 

이 경연대회가 유독 눈에 띄었던 것은 보통 경연대회가 학생부ㆍ일반부ㆍ명창부 정도로만 나뉘어 있는데, 반해 학생부는 초ㆍ중등ㆍ고등부로 나누고, 장년부를 따로 두었으며, 특히 판소리에 관심을 가진 전국 다문화 가정과 외국인들을 위해 다문화부를 두었다는 점이다. 이 다문화부에서는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올라온 외국인은 두 명뿐이었지만, 이 두 명의 출전자는 모두 분명한 발음으로 사설을 소리했으며, 아니리(말)와 너름새(몸짓)도 어색하지 않게 해내 관객들의 큰 손뼉을 받았다.

 

특히 대상을 받은 프랑스에서 온 카향스가샤르 씨는 프랑스에 온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흥보가’ 이수자 민혜성 명창을 만난 뒤 판소리 매력에 빠져 2년 반을 공부한 끝에 경연에 나서게 됐다며 앞으로도 더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명창부는 명창부답게 자신들의 성음을 확실히 뽐내주고 있어 경연대회가 아니라 알려진 명창의 한 공연을 보는듯한 느낌을 받아 관객석이 큰 추임새로 들썩이게 했다. 특히 최우수상을 받은 이다은 씨의 춘향가 가운데 ‘와상우의’와 우수상을 받은 김보배 씨의 심청가 가운데 ‘심봉사 눈뜨는데’ 대목’은 관객들을 울컥하게 만들기도 했다.

 

 

 

<전국판소리경연대회>를 열면서 (사)한국판소리보존회는 대회장인 보존회 정순임 이사장을 비록 조동준 집행위원장, 서한범 심사위원장 등은 한결같이 이 대회가 투명하고 공정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도 그럴 것이 본선 7명의 심사위원이 각자 태블릿 컴퓨터에 점수를 입력하면 바로 주최 쪽에 합산되어 실시간으로 모니터에 점수가 공개되는 방식인 것이다. 심사위원별로 점수가 뜨고 최고점수와 최저점수 1명씩 뺀 나머지 5명 심사위원 점수의 합계가 경연자의 점수로 밝혀져 한 치의 잘못도 끼어들 수가 없게 만든 방식이다. 그에 더하여 심사위원의 제자는 경연에 참여할 수 없게 만든 점도 부정 요소를 크게 줄여준 방식이 되었다.

 

 

대회장인 보존회 정순임 이사장은 온 나라 모든 경연대회가 이런 방식을 받아들여 투명하고 공정한 대회로 거듭나기를 기대했다.

 

심사 결과에 관해 서한범 심사위원장(단국대 명예교수, 한국전통음악학회장)은 “한국판소리보존회는 일제강점기인 1933년 순천갑부 김종익의 후원으로 송만갑ㆍ김창룡ㆍ이동백ㆍ정정렬ㆍ한성준 등 판소리 명창들을 중심으로 결성한 '조선성악연구회'가 그 뿌리다. 이 '조선성악연구회'는 일제강점기 비탄에 잠겨 있던 우리 겨레에게 독립의 희망을 안겨주어 보이지 않는 독립운동을 하였다. 이런 자긍심의 바탕 속에서 한국판소리보존회가 여는 경연대회는 비록 상금이 적은 편이고 훈격이 조금 낮음에도 그 어떤 판소리 경연대회보다도 그 의미가 크고 깊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명창부 세 사람의 입상자들은 하나 같이 사설의 의미를 잘 전달하였으며, 어떤 사람을 대상 수상자로 하더라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였는데 예선과 본선의 순위가 뒤바뀌는 등 심사위원들은 고심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대상 수상자는 가락과 박자가 분명했고, 흐름이 안정적이었음은 물론 아니리와 너름새로 소리 속의 이도령과 춘향을 잘 느낄 수 있도록 해주어 오랫동안 공력을 쌓았음을 증명해주었다.”라고 심사 소감을 밝혔다.

 

이번 경연대회 명창부 대상을 받은 이다은 씨는 “만 30살이 되어 처음 명창부 자격을 얻고 출전했는데 관객들의 추임새에 큰 힘을 얻었고, 심사위원님들이 긍정적으로 봐주신 덕에 대상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더욱 좋은 소리는 할 수 있도록 매진할 각오다. 또 선생님께서 아무리 힘들어도 전통의 소리를 고집하라고 하신 말씀을 금과옥조로 새기고 온 힘을 쏟겠다.”라고 수상 소감을 말했다.

 

한여름 불볕더위 속에 열린 한국판소리보존회의 판소리경연대회는 후끈한 출전자들의 열기로 또 하나의 ‘이열치열’이 되어 관객들을 꼼짝 못 하게 하는 매력을 보여주었다.

 

 

 

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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