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어제 578돌 한글날을 맞아 언론에는 “시발점'이라고 하니 학생들이 ‘왜 욕해요?’”라고 했다면서 학생들 문해력 부족이 심각한 상태라는 기사들이 올라왔습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578돌 한글날을 앞두고 전국 5천848명의 초ㆍ중ㆍ고 교원을 대상으로 벌인 '학생 문해력 실태 교원 인식 조사' 결과를 두고 보도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언론이 아무 비판의식 없이 보도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예를 든 것들을 보면 위 시발점(始發點) 사례 말고도 "두발 자유화 토론을 하는데, 두발이 두 다리인 줄 알았다고 한다.", “금일을 금요일로 착각했다고 하더라”, “중학교 3학년 학생이 수도라는 말을 몰라 충격받았다” 등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시발점’ 대신 ‘시작점’, ‘두발’ 대신 ‘머리털’, ‘금일’은 ‘오늘, ’수도‘는 ’서울‘이란 쉬운 말로 바꾸면 간단히 해결될 일입니다.
최근 우리말 사전 《푸른배달말집》을 펴낸 한실 님은 “오늘날 널리 쓰는 한글왜말은 조금도 우리말이 아니다. 지금 우리가 쓰는 많은 한자말들은 중국에서 쓰던 말보다는 일본이 만들어서 우리가 따라 쓴 말이다.”라고 말입니다. 예를 들면 일본처럼 섬에 사는 사람들은 다른 나라에 갈 때 ’해외(海外)‘라고 밖에 할 수 없는데 우리나라처럼 섬이 아니고 큰 뭍(대륙)에 붙어 있거나 큰 뭍 안에 있는 곳에서는 맞지 않고 ’나라 밖‘이라 하면 쉽고 분명하게 다가옵니다. 578년 전 세종임금은 한문 지식을 꿰뚫고 있었지만, 백성들과의 사맛(소통)을 위해서 온 삶을 바쳐 ‘훈민정음’을 빚었는데 우리는 그를 잊고 어려운 말을 써서 잘난 체하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