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국악원(원장 직무대리 강대금) 창작악단(예술감독 권성택)이 올해 정기공연으로 전통국악이 국악관현악으로 재창조되는 ‘전통의 재발견’ 시리즈, 그 여섯 번째 무대인 '전통의 재발견 VI - 굿'을 오는 9월 25일(목)과 26일(금)에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연다.
국악관현악 협연으로 선보이는 지역별 굿 초연 무대
유지숙, 김동언, 이태백, 정영만 등 지역별 굿 대표하는 명인들의 협연
2021년에 시작한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전통의 재발견’ 시리즈는 현재 전승되고 있는 대표적인 전통 악곡을 바탕으로 새롭게 작곡한 작품을 국악관현악 연주로 선보이는 무대다. 지난 4년 동안 21작품을 선보인 ‘전통의 재발견’의 올해 무대에서는 국악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지역별 굿을 중심으로 창작한 4곡의 협주곡을 초연한다.
이번 공연을 위해 국립국악원은 국악계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고운, 박한규, 김백찬, 정승희 등 4명의 작곡가에게 작품을 위촉했다. 창작악단의 국악관현악 연주에 협연하는 연주자로는 각 지역의 굿 음악을 대표하는 유지숙(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예술감독), 김동언(부산 기장 오구굿 보유자), 이태백(진도씻김굿 이수자), 정영만(남해안별신굿 보유자) 등의 명인들이 함께한다.
이고운 작곡의 '서도소리와 국악관현악을 위한 다리굿'은 이북5도 무형유산으로 지정된 '평안도 다리굿'을 소재로 망자의 한을 풀고 극락으로 보내는 의미를 전한다. 서도소리의 짙은 음색으로 망자들의 이야기를 넋두리처럼 전하고 신을 부르는 노래가 이어진다. 본래의 평안도 다리굿은 선율악기 없이 타악기 위주로만 진행하는데 이고운 작곡가는 이번 공연에서 상상력을 발휘해 굿판의 음향을 색다르게 그려낼 예정이다.


박한규 작곡의 '신이로구나'는 전남 진도 지역을 중심으로 전승하고 있는 '진도씻김굿'을 소재로 한다. 죽은 이의 혼령을 위로하고 유가족의 평안을 기원하는 진도씻김굿은 오랜 시간 동안 연행되는데, 진도씻김굿 이수자이자 아쟁의 이태백 명인이 직접 압축. 재구성해 협연자로 나선다. 박한규 작곡가는 굿판의 생생한 현장감을 담고 씻김굿의 원형을 살리기 위해 다양한 관현악 기법과 음향적 대비를 활용했고, 씻김굿 가사에 담긴 상징성과 서사의 흐름을 세심하게 반영하는 데 힘썼다.
김백찬 작곡의 '국악관현악 협주곡 - 초망자굿'은 부산 기장에서 강원도 속초까지 분포되어 있는 동해안 오구굿 가운데 '초망자굿'을 중심으로 구성한 작품이다. 변화무쌍한 장단과 선율로 악보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음악적 난도가 높은 동해안 오구굿은 예술적으로도 뛰어난 값어치를 지니고 있다. 김백찬 작곡가는 '초망자굿'의 근본 방향을 잘 유지하면서 관현악과의 조화에 중점을 두었다. 부산 기장 오구굿의 김동언 보유자가 직접 무대에 올라 작품을 이끌 예정이다.


정송희 작곡의 '산수계'는 통영에서 남해안 별신굿을 중심으로 성행했던 산수계 축제의 정서를 무대에 되살린 작품이다. 남해안 별신굿은 삼현육각 편성의 풍류음악을 중심으로 제례와 연례, 가무악, 놀이가 어우러진 대표적인 공연 예술로 평가받는다. 남해안 별신굿의 정영만 보유자가 직접 무대에 올라 협연하고 정송희 작곡가는 이번 작품을 통해 남해안 별신굿이 국내외에 알려질 수 있는 음악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무대에 색다른 선율을 수놓을 예정이다.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전통의 재발견 VI’은 오는 9월 25일(목)과 26일(금) 저녁 7시 30분,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린다. 예매와 문의는 국립국악원 누리집(www.gugak.go.kr), 또는 전화(02-580-3300)로 할 수 있다. 관람료는 S석 3만 원, A석 2만 원, B석 1만 원 (문의 02-580-3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