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은 하느님의 자녀가 아니다?

  • 등록 2025.09.29 12:18:04
크게보기

하인 여러분, 까다로운 주인에게도 그리하십시오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299]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미국 침례교, 특히 남침례교에는 경건한 신자들이 많습니다. 노예들을 이용하여 목화나 사탕수수의 대농장을 경영하던 경건한 침례교인들은 주일이면 말쑥하게 데려 입은 옷을 입고 교회로 갑니다. 그리고 하느님에게 신실한 기도를 올립니다. 이렇게 경건하고 신실한 그들은 흑인 노예들을 부리는데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았나요?

 

예! 많은 농장주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흑인은 하느님의 자녀가 아니라고 생각하였고, 노예들에게는 구원해야 할 영혼이 없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입니다. 심지어는 ‘유색가축’을 기른다고 말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하느님은 그런 하느님이 아닙니다. 이들은 성경을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하였습니다. 이들이 들고 있는 성경은 다음과 같습니다.

 

종의 멍에를 메고 있는 사람은 자기 주인을 아주 존경할 분으로 여겨야 합니다. 그렇게 하여야, 하느님의 이름과 우리의 가르침에 욕이 돌아가지 않을 것입니다. 신도인 주인을 섬기는 종들은, 그 주인이 신도라고 해서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주인을 더 잘 섬겨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섬김에서 이익을 얻는 이들이 동료 신도요, 사랑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대는 이런 것들을 가르치고 권하십시오. 또는 '교회 신도'. 그, '형제', 또는 '그들은 신도들이요 사랑받는 이들로서, 선한 일에 헌신하기 때문입니다' (디모데 전서 6:1~2)

 

종으로 있는 여러분, 두려움과 떨림과 성실한 마음으로 육신의 주인에게 순종하십시오. 그리스도께 하듯이 해야 합니다. 사람을 기쁘게 하는 자들처럼 눈가림으로 하지 말고, 그리스도의 종답게 진심으로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십시오. 사람에게가 아니라 주님께 하듯이, 기쁜 마음으로 섬기십시오. 선한 일을 하는 사람은, 종이든지 자유인이든지, 각각 그 갚음을 주님께로부터 받게 됨을 여러분은 아십시오. (에베소서 6:5~8)

 

종으로 있는 이 여러분, 모든 일에 육신의 주인에게 복종하십시오. 사람을 기쁘게 하는 자들처럼 눈가림으로 하지 말고, 주님을 두려워하면서, 성실한 마음으로 하십시오. (골로새서 3:22)

 

하인으로 있는 여러분, 극히 두려운 마음으로 주인에게 복종하십시오. 선량하고 너그러운 주인에게만 아니라, 까다로운 주인에게도 그리하십시오. (베드로전서 2:18)

 

특히 베드로전서는 까다로운 주인에게도 복종하라고 하였으니, 노예주 처지에서는 얼마든지 포악해도 된다는 당위성 혹은 면죄부를 얻은 셈입니다. 알렉스 헤일리의 《뿌리》라는 소설이 있지요? 드라마로도 만들어져 우리나라에서도 방영이 되었었죠. 《뿌리》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흰 주인은 검은 노예에게 아들이 태어나면 성경책 앞머리에 이렇게 적었다. ‘주님의 은총으로 오늘 튼튼한 노예가 태어났습니다. 감사기도 드립니다.’ 갓 태어난 노예는 기독교식으로 세례를 받고 백인 주인의 이름을 물려받았다.

 

맬컴 엑스라는 흑인 인권운동가가 있었죠. 원래 맬컴 리틀이었는데, 맬컴은 ‘리틀’이라는 원래 자기의 성은 백인이 자기 멋대로 말콤의 선조에게 붙인 것으로 진정한 아프리카의 성을 알 수 없기에 엑스(X)라고 하였답니다. 그 맬컴 엑스는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기독교는 백인의 손아귀에 있었던 백인의 종교다. 백인이 해석한 성서는 수억의 사람들을 노예로 만드는 이념적 무기로 사용되었다. 백인이 총칼로 정복한 모든 나라에서 그들은 항상 성서를 바탕으로 그 지역 사람들을 이교도 또는 미개인이라고 부르면서 굴복시켜 왔다. 총칼을 휘두르며 침략했고, 그 총칼 뒤에 선교사들이 따라 들어와서 착취했다.

 

성서를 제멋대로 해석하였던 노예농장 주인들, 그리고 이들이 속하였던 미국 남침례교. 이들은 진정으로 자신들의 과오를 반성하였나요? 남침례교는 1995년에 노예제를 옹호한 과거사에 대해 사과하는 결의를 하였답니다.

 

 

양승국 변호사 yangaram@lawlogos.com
Copyright @2013 우리문화신문 Corp. All rights reserved.


서울시 영등포구 영신로 32. 그린오피스텔 306호 | 대표전화 : 02-733-5027 | 팩스 : 02-733-5028 발행·편집인 : 김영조 | 언론사 등록번호 : 서울 아03923 등록일자 : 2015년 | 발행일자 : 2015년 10월 6일 | 사업자등록번호 : 163-10-00275 Copyright © 2013 우리문화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ine996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