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침묵의 누각 광한루에서

  • 등록 2026.09.08 11: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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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푸른 침묵의 누각, 광한루에서

                               

                                               - 이한꽃

 

   초가을 하늘이 저리도 높고 푸른 것은
   어느 서러운 약속을 품고 있어서일까

   연못의 비단잉어들 잔물결 하나 없이
   시간의 모서리를 한가로이 유영할 때
   이곳의 바람은 문득 정지된 기억을 깨운다

 

   한 걸음 딛을 때마다 디딤돌 위로
   시대를 건너뛴 치맛자락 소리가 서린다

   기어이 눈물겹고 끝내 애틋했던 춘향의 시절
   그녀가 거닐던 뜰에는 여전히
   가닿지 못한 연인의 숨결이 서늘하게 고여 있다

 

   오작교 돌다리 위를 조용히 걸으면
   멈춘 시간 너머로 아그득한 울림이 들린다

   사랑은 가고 사람은 시대를 떠났어도
   저 푸른 하늘과 고요한 못은
   그날의 맹세를 차마 놓지 못해
   오늘도 깊은 여운으로 번져가고 있다.

 

 

광한루와 광한루원의 뜻은?

광한루는 누각 건물 자체를, 광한루원은 광한루와 연못ㆍ오작교 등을 포함한 정원 전체를 가리키며, 흔히 “광한루에 간다”고 하는 이유는 춘향전과 호남제일루로 유명한 핵심 건물이 광한루이기 때문이다. 원 광한루는 1419년 황희 정승이 유배 시절 지은 '광통루'에서 시작되어, 정유재란으로 불타버린 뒤 1639년 남원부사 신감에 의해 현재의 모습으로 복원되었다. 이후 조선시대 정원인 광한루원으로 확장되며 소설 《춘향전》에서 이몽룡과 춘향이 만나는 무대로 유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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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나래 기자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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