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100돌, 세계 한글 작가들 서울에 모인다

  • 등록 2026.09.12 11:2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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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세계한글작가대회 9월 15일~18일 세종대 대양AI홀
“AI 시대, 한글문학이 나아갈 길” 묻는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제PEN한국본부(이사장 심상옥)가 주최하는 제12회 세계한글작가대회가 2026년 9월 15일(화)부터 18일(금)까지 나흘 동안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 대양AI센터 대양AI홀에서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SGI, 동서식품이 후원한다. 한편 한문화재단 김준일 이사장은 4일 동안의 긴 행사에서 종이컵 사용 자제를 위해 특별 제작한 친환경 이동컵 300개를 기증했다.

 

세계한글작가대회는 한국어와 한글로 글을 쓰는 나라 안팎 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글문학의 오늘과 내일을 논의해 온 국제 문학 행사다. 특히 올해 대회는 1926년 조선어연구회가 ‘가갸날’을 정한 지 100돌, 1446년 ≪훈민정음≫ 해례본 반포로부터 580돌이 되는 해에 열려 그 의미가 남다르다. 기조강연과 특별강연, 세 마당의 주제발표, 나라 밖 동포작가 소개, 유학생 수료증 수여식, 서울역사문학기행까지 촘촘하게 짜였다.

 

 

첫날—장사익의 축가로 문을 연다

 

첫날인 9월 15일은 저녁 4시부터 등록받고, 저녁 5시 개회식으로 막을 올린다. 사회는 김종회 집행위원장(문학평론가, 한국문학관협회 회장)이 맡는다. 국민의례에 이어 한글과 한국문학을 다룬 대회 영상(영어 해설·한글 자막)을 상영하고, 심상옥 대회장(시인, 국제PEN한국본부 이사장)이 대회사를, 김홍신 조직위원장(소설가, 전 국회의원)이 환영사를 한다.

 

축사는 이석연 전 대통령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변호사)과 임헌영 국립한국문학관 관장이 맡는다. 이어 한국문인협회(김호운 이사장), 한국소설가협회(이상문 이사장), 한국시인협회(이상호 회장), 한국작가회의(강형철 이사장), 한국현대시인협회(이승복 이사장) 등 다섯 단체가 축시를 낭송한다. 축가는 소리꾼 장사익이 부른다. 단체사진 촬영에 이어 저녁 7시부터 환영 만찬이 이어진다.

 

둘째 날—기조강연 세 마당과 “AI 시대의 창작”

 

9월 16일은 아침 10시부터 두 시간 동안 기조강연이 펼쳐진다. 김홍신 소설가, 톨스토이문학상을 받은 재미 소설가 김주혜, 영국 옥스퍼드대 조지은 교수가 차례로 강단에 선다. 강연자 한 사람에게 30분씩 배정했다.

 

낮 1시 30분부터는 주제발표 1 〈미래 세대 한글교육의 방향성〉이 김종회 좌장의 진행으로 열린다. 김진명 소설가가 자신의 소설 《세종의 나라》를 통해 본 한글과 한국문학을, 주수자 소설가가 소설 《해례본을 찾아서》를 통해 본 한글교육을 이야기한다. 이승하 시인(중앙대 명예교수)은 디아스포라 환경에서의 한글교육을, 김봉섭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지구촌한글학교미래포럼 공동대표)는 나라 안팎 한글학교에서의 한글교육을 다룬다. 지정 토론에는 윤관호(미국)ㆍ이정순(캐나다)ㆍ백명훈(미국)ㆍ임혜기(미국) 등 나라 밖 동포 작가들이 나선다.

 

낮 3시 50분부터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주제발표 2 〈인공지능 시대, 한글문학이 나아갈 길〉이 장재선 시인(전 문화일보 국장)의 좌장으로 이어진다. 방민호 서울대 교수가 ‘인공지능 시대 창작의 운명’을, 유성호 한양대 교수가 ‘인공지능 시대의 한국문학’을 발표한다. 김응교 숙명여대 교수는 황석영의 《할매》와 발터 벤야민, 김수영을 겹쳐 읽으며 인공지능 글쓰기를 짚고, 오형엽 고려대 교수는 ‘시적 인터페이스와 몽타주의 방법론’을 내놓는다. 정정호 전 한국영어영문학회 회장은 ‘생성형 인공지능의 문학번역의 불/가능성: 하나의 시론(試論)’으로 다섯 번째 발제를 맡았다. 기계가 글을 쓰는 시대에 작가의 자리는 어디인가 하는 물음이, 하루 일정의 절반을 차지한 셈이다.

 

셋째 날—한글문학의 뿌리에서 번짐까지

 

9월 17일 오전에는 김경식 사무총장(시인)의 사회로 특별강연이 열린다. 데이비드 맥켄 전 하버드대 한국학연구소 소장과 알브레히트 후베 독일 본대학교 명예교수가 강연한다. 두 사람 모두 오랜 세월 한국문학과 한글을 연구해 온 나라 밖 학자다. 이어 낮 11시부터는 나라 밖 동포작가와 참여 작가를 소개하는 시간을 갖는다.

 

낮 1시 30분부터 두 시간 반 동안 이어지는 주제발표 3 〈한글문학의 뿌리와 꽃핌, 번짐〉은 정재환 한글학자(방송인)가 좌장을 맡아, 한글문학의 시작과 확산을 한자리에서 훑는 자리다.

 

첫 발제 ‘한글문학의 뿌리: 월인천강지곡의 한글문학으로서의 의미와 확산’은 김슬옹 세종국어문화원 원장(한글학자)이 맡았다. 세종이 손수 지은 국보 《월인천강지곡》을 첫 한글 문학 작품으로 자리매김하고, 그 문학사적 의미와 후대에 미친 영향을 짚는다. 이어 설성경 연세대 명예교수와 최영 나손인문학연구실 연구원이 ‘한글문학의 꽃핌 1: 광통인문학으로 본 《구운몽》 표제’를 발표한다.

 

 

세 번째 발제 ‘한글문학의 번짐: 우리는 우리 이야기를 우리 글자로 읽습니다’에는 인도네시아 부톤섬에서 찌아찌아족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아비딘 교사와 이원우 번역가, 우충환 찌아찌아훈민정음학당장이 함께 나선다. 한글이 국경을 넘어 다른 민족의 말을 적는 글자가 된 현장의 이야기다. 황미광 국제PEN한국본부 미동부지역위원회 회장(시인)이 ‘한글문학의 꽃핌 2: 미동부지역 펜을 중심으로’를, 재미 포토저널리스트 강형원이 ‘한글문학의 꽃핌 3: 훈민정음의 두 글말’을 발표한다.

 

저녁 4시 10분에는 대회에 참가한 10개국 대표 유학생들에게 수료증을 주는 자리가 마련된다. 이어 저녁 4시 30분부터는 〈한국문학 발전을 위한 문학단체 역할〉을 주제로, 이서연 한국산림문학회 부이사장(시인)의 사회 아래 한국문인협회(김민정 상임이사), 한국소설가협회(공애린 부이사장), 한국시인협회(김병호 사무총장), 한국여성문학인회(전정희 사무처장), 한국작가회의(송경동 사무총장), 한국현대시인협회(국중홍 사무총장)가 차례로 발표한다.

 

바깥 단체사진 촬영을 마친 뒤 저녁 6시 30분부터 폐회식이 열린다. 사회는 양경미 영화평론가(연세대 경영대학원 겸임교수)가 맡고, 심상옥 대회장이 폐회사를 한다. 대회 기록영상 상영과 집행부ㆍ사무국 준비위원회 인사에 이어, 4중창단 JL싱어즈가 〈내나라 내겨레〉와 〈한글날〉, 〈9월의 노래〉를, 가수 유리가 〈블루투스 사랑〉과 〈해피엔딩〉을 부르며 축하 공연을 펼친다. 저녁 7시 30분부터는 환송 만찬이 이어진다.

 

마지막 날—광화문 월대에서 시작하는 서울역사문학기행

 

대회의 마지막 날인 9월 18일은 참가자들이 서울 도심으로 나선다. 아침 9시 30분 호텔에서 버스로 출발해, 광화문 입구 월대에 모여 ‘경복궁과 서울 북촌’ 답사를 시작한다. 진행과 해설은 주제발표 3의 첫 발제를 맡은 김슬옹 세종국어문화원 원장이 맡는다.

 

답사는 광화문 월대에서 광화문 현판 이야기로 문을 연 뒤 근정전과 집현전, 경회루, 사정전, 강녕전, 흠경각을 거쳐 국립민속박물관과 북촌으로 이어진다. 훈민정음을 만들고 반포한 자리를 차례로 밟으며, 한글이 태어난 공간을 몸으로 확인하는 일정이다. 점심은 재동순두부에서 들고, 낮 3시 해산한다.

 

한글을 낳은 나라에서 한글로 쓰는 작가들이 나흘을 함께 보내는 이번 대회는, 한글날 제정 100돌을 한 달 앞두고 열린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 한글문학의 뿌리를 다시 확인하고, 인공지능이라는 낯선 조건 앞에서 그 앞날을 묻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영조 기자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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