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토박이말]뱃덧

  • 등록 2014.12.03 08:3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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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신문=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뱃덧

[뜻] 먹은 것이 체하여 먹거리가 잘 받지 않는 상태
[보기월] 저녁을 잘못 먹어서 그런지 몸이 좋지 않아서 그런지 몰라도 뱃덧이 난 것 같았습니다.

 
갑자기 찾아 온 추위에 온 나라가 움츠러들었나 봅니다. 곳곳에서 첫눈이 왔다고 기별을 해 주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제가 사는 곳에도 세게 부는 바람에 눈발이 날려와 몇 개 구경을 할 수 있었지만 눈답게 오지는 않았습니다. 

할 일이 많아서 집에 갈 수가 없다고 너스레를 떨었더니 옆에 있던 분이 "드디어 일철이 돌아왔나 보네요."라고 하더군요. 딱 맞는 말이다 싶었습니다. 일을 다 못 했지만 함께 온 사람들을 모셔다 드려야 해서 같이 나오긴 했습니다. 하지만 모임도 있었던 터라 밤에 집에서 하던 일을 마저 할 수는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자리를 비우는 바람에 뒤늦게 알긴 했지만 같이 일하는 갈친이들과 저녁 모임도 있어서 마음이 바빴습니다. 

앞서 잡혔던 모임을 끝내고 서둘러 다음 자리로 옮기는 데 속이 마뜩잖았습니다. 저녁을 잘못 먹어서 그런지 몸이 좋지 않아서 그런지 몰라도 뱃덧이 난 것 같았습니다. 속이 갑갑하고 식은 땀에 얼굴도 하얗게 되어서 바로 집으로 갔습니다. 가고 싶은 자리였는데 많이 아쉽고 미안했습니다. 제가 없어서 더 마음 편히 즐겁게 놀았는지 모르지만 말입니다.^^

 '뱃덧'은 여러 해 앞에 맛보여 드린 적이 있는 말입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배앓이(배탈)'은 '뱃덧'과 '설사'를 싸잡아 이르는 말이라는 것도 말입니다. 이렇게 자잘하게 가리고 밝히는 데 뛰어난 솜씨를 가졌던 우리 한아비들의 슬기를 이어받기 위해서라도 토박이말을 더 잘 가르치고 배우도록 해야겠습니다. 아래와 같은 보기가 있습니다. 
- 급하게 먹다가 뱃덧이 걸렸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 내 동생은 배고프다며 상에 차려진 음식을 허겁지겁 먹다가 뱃덧이 났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리창수 기자 baedalmaljig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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