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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클클하다

[뜻] 2)마음이 시원스럽게 트이지 못하고 좀 답답하거나 궁금한 생각이 있다.
[보기월] 뭔가 클클한 것을 담아 두지 않고 물어 주셔서 참 고마웠습니다. 

 아직 들여름달(5월)인데 날씨는 한여름 못지 않습니다. 불볕더위가 이어질 거라는 기별을 듣고 나가긴 했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일찍 다가온 더위에 벌써부터 아이들은 찬바람을 틀어 달라고 졸라댔습니다. 마음은 틀어 주고 싶었지만 아직 그렇게까지 더운 것은 아니니까 문을 열고 바람을 쐴 수 있도록 해 주며 달랬습니다. 오늘은 더 더울 거라고 하니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겠습니다.

  어제 뒷낮에 이어진 토박이말바라기 푸름이 동아리 모임에서는 토박이말 놀배움(앎 놀이)을 했습니다. 토박이말 찾기 놀이를 했는데 얼른 찾는 사람에게 선물을 주었더니 훨씬 재미있게 놀았습니다. 갈음옷, 모래톱, 여울, 무더위,불볕더위, 바닷가와 같은 말들을 찾아본 뒤 뜻을 익히고 짧은 글을 지어 보는 것까지 지겨울 겨를도 없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날씨와 아랑곳한 말들을 모아서 풀이하기도 쉬웠습니다. 

  바로 이어진 토박이말 갈배움 바탕 다지기(토박이말 교육 기초 연수)는 한일어울림 연구소 이윤옥 선생님을 모시고 '우리말 속 일본말 찌꺼기 교육'이란 벼름소로 말씀을 들었습니다.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나날살이에서 여전히 자주 쓰는 말들 가운데 일본말이 많다는 것에 놀라고, '국민의례', '국위선양'과 같은 말이 언제부터 어떤 뜻으로 쓰이던 말인지를 알고는 놀라기도 했습니다. 

  이야기 끝무렵 묻고 갚는 자리에서 한 분이 좋은 말을 이어서 듣고 있는데 손에 잡히는 것이 없는 듯한 느낌에 아쉽다는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뭔가 클클한 것을 담아 두지 않고 물어 주셔서 참 고마웠습니다. 뭔가 손에 잡히는 것을 만들 바탕을 단단히 다지는 자리이기 때문에 그런 마음을 일으키는 것에 이 갈닦음의 뜻이 있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좋은 말씀을 듣고 그런 마음이 일어나는 분들이 많아져서 토박이말 갈배움의 알맹이와 수를 찾는 데 힘과 슬기를 보태 주시는 분들이 넘치길 바랍니다. 

 이 말은 1) 배가 출출하고 목이 텁텁하여 무엇을 시원하게 마시거나 먹고 싶은 생각이 있다는 뜻도 있고, 마음이 섭섭하고 언짢다는 뜻으로도 씁니다. 아래와 같은 보기가 있습니다. 

- 근 십년 동안 꾸준히 오던 편지가 작년 여름부터 오지를 않으니깐 나도 클클하구나.(김동인, 젋은 그들)
-그 물이 왜 이리도 모질게 내 클클한 가슴을 잡아당기고 있을까?(한글학회, 우리토박이말사전)
 
4348. 5. 27. ㅂㄷㅁㅈ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