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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터수

[뜻] 1)살림살이의 꼴이나 만큼(형편이나 정도)
[보기월] 겉으로 보기엔 어렵지 않은 터수지만 나들이를 자주 못 가는 사람이 많다고 하더군요.
 
  이틀 배움 나들이를 갔다오느라 토박이말을 맛보여 드리지 못했습니다. 거의 날마다 하던 일을 하지 않으니 마음이 많이 쓰였습니다. 보시던 분들은 더 그러셨겠지요?^^
 
  아이들은 신나고 좋아서 아침부터 붕 떠있었습니다. 배우러 간다지만 아이들 마음에는 놀러 가는 거 아니겠습니까. 떠 있는 아이들 마음을 다잡은 뒤에 길을 나섰습니다. 이렇게 배곳에서 함께 가는 것 말고도 집안 사람들끼리 많이 놀러 다니니까 안 해도 된다는 말을 하곤 합니다. 겉으로 보기엔 어렵지 않은 터수지만 나들이를 자주 못 가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여전히 이런 배움 나들이가 있어야 된다는 말이겠지요. 
 
  챙겨야 할 것도 많고 살펴야 할 것들이 많아서 안에서보다 몇 곱이나 더 힘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이야 마음대로 하고 싶어 하고 그렇게 해 달라고 하지만 밖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그렇게 해 줄 수가 없지요. 밤이 새도록 어울려 놀고 싶고 마음껏 돌아다니고 싶어 했지만 울타리도 없는 곳에서 그렇게 하면 몇 사람이 여러 사람을 지켜 줄 수가 없기 때문에 못하게 막았던 것입니다. 그런 마음을 헤아리기 어려웠던지 아이들은 서운한 마음에 볼멘 소리를 해댔습니다. 
 
 한 숨도 못 자고 꼬박 밤을 샜지만 걱정할 일이 없이 지낼 수 있었습니다. 우는 소리를 하면서도 잘 따라 준 아이들에게, 함께 아이들을 지켜 주신 모든 분들께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여러 가지로 마음을 쓰고 잠을 못 잔 탓에 돌아온 뒤 기운을 차리기까지 오래 걸렸습니다. 
 
  '터수'는 위의 뜻 말고도 2)서로 사귀는 사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아래와 같은 보기를 보면서 쓰임새를 익혀 봅시다.^^
 
1)-우리는 겨우 세 끼 밥이나 먹는 터수이다.(표준국어대사전)
   -남의 집에 얹혀 지내면서 대체 네가 그럴 터수냐?(고려대 한국어대사전)
  -더군다나 안팎에서 받아 챙길 만큼 궁해 보이지도 않은 터수니 무슨 상연이 있긴 있는 모양이었다.(박완서, 미망).
2)-우리 터수가 남 유달리 친한 터이지만, 이 친한 것을 아주 대대로 비끄러매어 봄이 어떠하오.(현진건, 무영탑)
 -그들은 금세 형과 아우로 부르는 터수가 되었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4348. 6. 1. ㅂㄷㅁㅈ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