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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한데

[뜻] 모든 쪽을 덮거나 가리지 않은 자리. 집채의 바깥을 이름.
[보기월] 그런데 한데서 느끼던 것과 집 안은 좀 달랐습니다. 
 
 가만히 앉아서 일을 할 때는 몰랐는데 구름이 해를 가리긴 했지만 배움방 가심을 하느라 몸을 움직이니 덥긴 더웠습니다. 아이들이 내키지 않는다고 해서 혼자 할 테니 가라고 하고 혼자서 하다 보니 더 그랬을 겁니다. 지난 배움 나들이 때 마음껏 못 놀게 한 것을 따지러(?) 왔던 아이들이 얼굴을 타고 물 흐르 듯 흘러 내리는 땀을 보고 놀라기도 했습니다. 땀을 흘리며 하는 게 안쓰러웠는지 그 아이들 도와 줘서 얼른 마칠 수 있었습니다. 
 
 땀을 많이 흘려 더웠지만 바람틀이 없어서 얼굴을 씻고 바람을 쐬면서 땀을 말렸습니다. 문을 열어 놓으니 바람이 불어서 그나마 견딜만했습니다. 낮밤을 먹고 뛰어 놀다 온 아이들이 손부채질을 해 대는 걸 보며 바람틀이라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찬바람틀 틀어 달라는 소리를 귀가 따갑게 들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만나기로 한 분과의 만남도 좋았습니다. 오래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토박이말을 살리는 데 뜻을 같이 해 주시고 도움을 줄 수를 찾아 보시겠다는 고마운 말씀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다음 만남에는 더 좋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생각지도 않게 이름난 분을 덤으로 만나서 더 뜻 깊은 자리였습니다. 

  올 거라는 기별도 못 들었는데 갑자기 비가 와서 놀랐습니다. 비가 더위를 식혀서 그런지 한결 시원했습니다. 그런데 한데서 느끼던 것과 집 안은 좀 달랐습니다. 낮에 땀을 흘린 일도 있고 집 안이 후텁지근해서 오자마자 바람틀을 틀었습니다. 어제 네 대를 꺼내 겉은 닦고 날개와 덮개는 풀어서 부신 다음 마른 천으로 깨끗이 닦아 짜 맞추어 놓았었었지요. 바람틀 도움으로 시원하게 지낼 수 있어 좋았습니다. 

 '한데'는 '노지', '노천', '야외'와 비슷한 말이라서 자주 쓸 수 있는 말입니다.  '노숙'은 '한뎃잠'이라는 말로 갈음해 쓸 수 있습니다. 아래와 같은 보기들이 있습니다. 
-오늘 저녁은 한데서 밤을 샐 처지가 되었구나.(고려대 한국어대사전)
-몸도 안 좋은데 한데 너무 오래 있지 마라.(표준국어대사전)
-식구 여섯에 집이 없으니 당장 한데서 잘 판이 되어 버린 거죠.(홍성원, 육이오)

4348. 6. 3. ㅂㄷㅁㅈ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