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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사느랗다

[뜻] 2)갑자기 놀라거나 무서워서 조금 찬 기운이 느껴지는 듯하다.
[보기월] 옆에서 보고 있는 제가 사느란 느낌이 들었는데 아이 엄마는 어땠겠습니까?
 
  우리 고장에서 숨덧(호흡기증후군)에 걸린 게 아닌가 걱정을 했던 분들은 다 아니라고 해서 마음을 놓았는데 또 두 분이 돌아가셨다는 기별을 듣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제 걱정을 넘어 두려움을 느끼는 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아이들을 배곳에 보내지 않은 어버이들도 있고 모든 바깥 배움을 미루거나 안 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어수선했지만 어제 토박이말 배움자리는 이어졌습니다. 서울에서 먼 길을 달려 오신 이대로 선생님을 모셔 놓고 슬기틀이 말을 듣지 않아 제 때 비롯하지 못한 게 아쉽긴 했지만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우리말글 지킴이로 살아오신 이야기와 우리말과 글을 지키려고 힘 쓰신 분들과 함께 이제 토박이말을 써야 할 때라는 것을 힘주어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배곳에서 해야 할 일들을 콕콕 짚어 주셨습니다. 먼길 마다 않고 오셔서 좋은 말씀을 해 주신 이대로 선생님과 끝까지 힘찬 손뼉으로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참으로 고맙습니다. 
 
  집으로 오자마자 아내와 함께 마실을 나갔습니다. 갖다 줄 게 있다고 해서 걸어서 갔다오기로 했지요. 볼 일을 보고 나오는 길에 깜짝 놀라는 일이 있었습니다. 한 아주머니가 어린 아이를 안고 다른 아이를 데리고 바람을 쐬러 나왔다가 그만 걷던 아이가 높은 곳에서 떨어진 모양이었습니다. 바닥에 누운 채 아이는 큰 소리로 울고 있고 아이 어머니는 어린 아이를 안고 어쩔 줄 몰라하고 있었습니다. 누군가 아는 분이 달려가서 아이를 살폈는데 크게 다친 것 같지는 않아 보였습니다. 옆에서 보고 있는 제가 사느란 느낌이 들었는데 아이 엄마는 어땠겠습니까?
 
 다들 옆에서 한 마디씩 거든 말이 바로 뭐 하러 아이를 데리고 높은 곳에 올라갔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는 게 삶입니다. 무엇보다 아이들을 데리고 갈 때는 더욱 마음을 써야 합니다. 
 
 이 말은 1) 조금 차가운 느낌을 주는 데가 있다는 뜻도 있습니다.  '사느랗다'의 큰 말은 '서느렇다'이고, 센 말은 '싸느랗다'이며 아래와 같은 보기가 있습니다. 
 
1)-비가 온 후로 기온이 사느란 감이 들었다.(표준국어대사전)
2)-어둠 속에 번득이는 푸른빛을 보는 순간 가슴에 사느란 느낌이 전해져 왔다.(표준국어대사전)
 
4348. 6. 5. ㅂㄷㅁㅈ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