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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자못

[뜻] 생각보다 훨씬 또는 매우
[보기월] 얼마 동안 그렇게 하면 아이들이 어떻게 달라질지 자못 궁금합니다.
 
 어제 아침에 일어나 기지개를 켜고 몸을 풀려고 밝에 나가 보니 벌써 해가 떠서 집 안으로 비치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땀을 좀 흘려야겠구나 생각을 하며 손쥬련(손수건)을 챙겨 집을 나섰습니다. 무슨 까닭인지 모르지만 여름이 되면 아침에 시원한 물로 씻은 뒤에 옷을 입고 집을 나설 때 벌써 땀이 주루룩 흐르니 그게 없으면 하루를 버티기 어렵습니다.  
 
  첫째 때가 지나고 나니 더운 느낌이 들어 문을 다 열었지만 땀이 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아이들도 찬바람틀을 틀어 달라고 졸랐지만 그것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지요. 손부채질을 하면서 땀을 흘리고 있는 아이들을 보니 저는 덥다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답니다. 
 
  뒷낮에는 동진 토박이말바라기 갈침이 동아리 모임을 했습니다. 토박이말 연수가 미뤄지는 바람에 하게 된 뜻깊은 모임이었습니다. 이제까지 가장 많은 사람이 모인 것도 좋았고 일거리를 나눠 맡아 하기로 한 것도 참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아이들과 함께 배움책에 나오는 어려운 말을 쉬운 말로 바꿔 보는 일을 하는 분들이 늘었다는 것이 기뻤습니다. 얼마 동안 그렇게 하면 아이들이 어떻게 달라질지 자못 궁금합니다. 저는 머지않아 말을 보고 듣는 눈과 귀가 달라지고 그와 함께 그 아이들의 말과 글이 달라질 거라 믿습니다. 함께 자리해 준 모든 분들께 고맙다는 인사를 올립니다. 
 
 오늘 뵙게 될 촉석에 계신 갈침이 여러분들과도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눈 뒤에 이보다 더 좋은 일들을 같이 겪어 보자는 분들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자못'이 쓰인 아래와 같은 보기들이 있습니다. 
 
-여러분에 대한 기대가 자못 큽니다.(표준국어대사전)
-마을 친척들도 명식의 경솔한 언동이 자못 불쾌한 모양이었다.(황석영, 종노)
-학생들의 애기가 자못 진지하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신입사원들은 이번 회의에서 어떤 주제가 주어질 것이지 자못 궁금한 표정으로 신경을 곤두세웠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4348. 6. 19. ㅂㄷㅁㅈ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