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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오늘 토박이말] 함치르르

토박이말 맛보기

 
[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함치르르

[뜻] 깨끗하고 반지르르 빛(윤)이 나는 모양
[보기월] 갓 지은 밥에서 함치르르 빛이 나는 걸 보니 절로 침이 고였습니다.
 
 여러 날동안 나라 밖에 나갔다가 왔습니다. 몸은 되고 힘이 들었지만 눈으로 귀로 많은 걸 보고 들으며 그만큼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서로 다른 곳에서 다른 삶을 살며 이룬 보람(문화)들을 보는 것도 놀라웠지만 우리와 다른 생각을 하며 사는 것이 더 놀라웠습니다. 
 
  제 나라 앞날을 짊어질 아이들을 생각하는 마음, 옛것을 지키려고 오늘을 사는 어려움이나 괴로움을 참는 모습, 그리고 무엇보다 제 나라와 겨레 토박이말을 종요롭게 여기고 챙기는 모습을 보고 많이 부러웠습니다.
 
 집을 떠나면 가장 걸리는 게 먹는 것이더군요. 그 나라 사람들이 먹는 먹거리들을 맛보는 것까지는 괜찮았는데 여러 날을 이어서 먹으니 몸이 받아들이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참일 저는 때가 다른 것보다 그게 더 힘들었습니다.
 
 오래 있지도 않았지만 돌아와 가장 먼저 먹고 싶은 게 밥이었습니다. 실컷 자고 일어나 밥을 했습니다. 갓 지은 밥에서 함치르르 빛이 나는 걸 보니 절로 침이 고였습니다. 김과 김치로 밥을 한 그릇 뚝딱 먹어치우고 나니 배도 부르고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이제 꽉 짜인 일들을 하나씩 해 나가는 일이 남았습니다. 그곳에서 본 좋은 것들을 우리 것이 되도록 힘을 써야겠습니다. 
 
 이 말보다 큰 말은 '흠치르르'이고 아래와 같은 보기들이 있습니다. 
 
 -밥상에는 함치르르 윤기가 흐르는 햅쌀밥에 아버지가 잘 드시는 젓갈 하나가 차려져 있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그 집의 마루는 언제나 함치르르 광택이 난다.(표준국어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