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산드럽다
[뜻] 산들산들한 듯하다
[보기월] 바람이 불긴 했지만 더운 바람이라 산드러운 바람이 그리웠습니다.
날씨가 참 많이 덥습니다. 제가 있는 곳보다 더 더운 곳이 많다니 할 말이 없기는 하지만 모든 것들이 햇볕에 글이글 타서 녹아내리는 듯한 느낌입니다. 이 더위에도 밖에서 일을 하시는 분들이 계시고, 더위를 잊은 채 모여 갈닦음(연수)을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저도 어제 앞낮에는 아이들과 토박이말 놀배움감 만드는 일에 머리를 맞댔었고, 뒷낮에는 갈침이 여든 분과 '행복으로 가는 또 하나의 길 토박이말 교육'이란 벼름소로 이야기를 나누고 왔습니다. 짧든 길든 다른 사람 앞에서 말을 하는 것은 적지 않게 짐스럽긴 합니다. 듣는 분들을 생각해서 말을 하자면 채비할 것도 많고 생각할 것도 많기 때문입니다.
제 말에 맞장구 쳐 주시기도 하고 시원하게 웃어 주실 때는 기운이 나지만, 굳은 얼굴로 다른 곳을 보시거나 졸고 계시는 분이 보이면 얼굴이 후끈해지기도 합니다. 늘 이야기를 마치고 나면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다 못해 아쉬움이 큽니다. 더 많은 분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게 잘하고 싶은데 마음처럼 쉽지 않습니다.
만남을 뒤로 하고 배곳으로 가려고 나섰는데 수레 안은 솥처럼 뜨거웠습니다. 자리가 뜨거워 엉덩이를 들어야 할 만큼 말이지요. 바람이 불긴 했지만 더운 바람이라 산드러운 바람이 그리웠습니다. 이 더위에 목숨을 잃은 분들도 있으니 다들 더위 조심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