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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산들다

[뜻] (바라거나 꾀하던 일이) 뜻대로 되지 않고 틀어지다.
[보기월] 그리 되면 몇 해 안에 온 나라로 토박이말 놀배움 바람을 퍼지게 하려던 것이 산들고 말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아침 저녁에는 선선한 바람이 붑니다. 배곳 둘레에 서 있는 벚나무 잎들 가운데 몇몇은 붉은 빛을 띄고 있습니다. 나무 꼭대기 뒤로 보이는 하늘은 더욱 푸르고 높아 보입니다. 싹쓸바람 고니가 도와 준 것처럼 말입니다. 
 
 어제부터 토박이말바라기 푸름이 동아리 아이들과 여름 토박이말 놀배움터를 열고 있습니다. 토박이말 '배움터'가 아니라 '놀배움터'인 까닭은 이제 다들 아실 것입니다. '배움'에 지친 아이들에게 토박이말이 또 다른 '배움'이 되어 짐스럽게 되어선 안 된다는 생각에서 '놀이'가 되도록 마음을 쓰고 있습니다. 
 
 어제는 토박이말 놀이 딱지를 갖고 놀았습니다. 그냥 딱지 줍기부터 말로 풀이해 주는 걸 듣고 줍기, 몸으로 풀이해 주는 걸 보고 줍기를 하면서 아이들도 저도 실컷 웃었습니다. 그냥 몸짓을 하라고 하면 쑥스러워 못 한다고 하기 쉬운데 놀이를 하는 가운데 술래가 되니 거리낌없이 참 잘했습니다. 그렇게 놀면서 아이들은 몰랐던 토박이말을 알게 되니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그런데 이렇게 토박이말 놀배움이 잘 되고 있는데, 제대로 해 보지도 않은 사람들이 토박이말을 가르치고 배우는 게 어렵고 힘들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모르지만 가르침길(교육과정)을 바꾼다면서 '토박이말'과 아랑곳한 알맹이(내용)들을 모조리 빼버렸으니 마음이 아프고 걱정이 많이 됩니다. 그리 되면 몇 해 안에 온 나라로 토박이말 놀배움 바람을 퍼지게 하려던 것이 산들고 말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말이 먼저인지 글이 먼저인지는 어린 꽃배움터(초등학교) 아이들도 아는데 어찌 많이 배우고 똑똑하다는 분들이 그런 가르침길을 마련하려고 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많은 분들께 이 일을 널리 알려서 바로 잡을 수 있도록 도와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아래와 같은 보기가 있습니다. 
-비가 와 야유회 갈 계획도 산들고 말았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