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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잔달음
[뜻] 발걸음을 좁게 자주 떼면서 바삐 뛰듯이 걷는 걸음
[보기월] 수레를 좀 바삐 몰아서 집앞에 내려서는 집까지 잔달음으로 갔습니다.
 
  아침저녁엔 선선하지만 어제 한낮에는 햇볕이 뜨거워 나다니기가 어려웠습니다. 
  토박이말 놀배움터에서는 토박이말 알림 그림을 그려 맞히는 놀이를 하고, 종이 조각 판에 그린 그림 조각들을 흩었다가 다시 짜 맞추는 놀이를 했습니다. 토박이말 뜻과 어울리게 그려 내는 아이들의 그림 솜씨도 놀라웠지만 그림이 나타내는 토박이말을 얼른 맞히는 아이들 솜씨까지 놀라웠습니다. 서로 그린 그림 조각들을 다시 짜 맞추기 겨루기를 하면서 하하호호 웃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새로운 배때(학기) 채비를 하러 나오신 여러 갈침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맛있는 낮밥을 먹었습니다. 뒷낮에는 밀린 일들을 하느라 엄청 바빴습니다. 셈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 셈을 하는 일이라 머리가 더 아팠지요.

  저녁에는 헤어짐을 아쉬워 하며 세 분을 보내드리는 자리에 갔습니다. 만남과 헤어짐을 되풀이하는 게 삶이라지만 마흔 해 가까이 아이들을 이끄는 일에 힘을 쓰시던 분을 보내드리는 자리는 아쉬운 마음이 더 크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새내기 갈침이들이 노래와 춤으로 슬퍼할 겨를도 없게 만들어 주어서 참으로 고마웠습니다.  언제 그런 채비들을 했는지 참 대견했습니다. 새로운 삶을 펼쳐 가실 그 분께 잊지 못할 좋은 선물이 되었을 거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렇게 잔치같은 즐거움(?) 뒤에 맛있는 먹거리까지 잘 먹고 집으로 갔습니다. 아이들 저녁을 챙겨 줘야해서 다른 분들보다 조금 일찍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집으로 가는 길에 배가 살살 아팠습니다. 수레를 좀 바삐 몰아서 집앞에 내려서는 집까지 잔달음으로 갔습니다. 뭔지는 모르지만 먹은 게 맞지 않았던 모양이었습니다. 찬 것들이 좋지 않다는 것을 잘 알기에 가려 먹었는데도 덧이 나는 걸 보면 더 조심해야겠습니다.

-우리는 비바람이 몰아치자 잔달음을 치면서 집으로 돌아갔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