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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툭툭하다

[뜻] 국물이 바특하여 묽지 않다.
[보기월] 콩나물국밥 국물이 툭툭하고 아주 맛이 있었습니다. 
 
 어제까지는 들가을달(8월)이었는데 오늘부터는 온가을달(9월)입니다.
 해야 할 일이 여러 가지라 어제 아침부터 아주 부지런을 떨었습니다. 아버지 곁에서 고수련을 하느라 푹 못 잤지만 아침 드시는 것을 보고 온 것 치고는 늦지 않게 배곳에 닿을 수 있었습니다. 다른 분들은 배움방 가심을 먼저 하셨는데 저는 토박이말 솜씨 겨루기를 어떻게 꾸릴까 생각하는 데 때새를 들였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오래 걸려서 마무리를 짓지 못하고 나와야 했지요. 
 
  그래도 아이들이 왔을 때 지저분해 보이지는 않게 하려고 이것저것 치울 것은 치우고 버릴 것은 버렸습니다. 책상과 걸상 줄을 맞추고 나니 가심한 티가 났습니다. 낮동안 아버지 곁에 있었던 누나와 겨끔내기를 하기로 되어 있어서 마음은 더 바쁜데 길은 하릴없이 막혔습니다. 제가 잡고 간 길에 왜 그리 수레는 많던지요. 얼른 올려고 둘러서 왔는데 보람이 없었습니다. 

  저녁을 드시는 걸 봐 드리고 우리도 저녁을 먹으러 나갔습니다. 덧낫집 둘레에 있는 밥집이 많긴 하지만 딱히 먹고 싶은 게 없어서 좀 걸었습니다. 그러다가 눈에 들어 온 콩나물 국밥집으로 들어갔습니다. 손님이 많아서 맛이 있을 거라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손님이 많은 만큼 많이 기다려야 했습니다. 오래 기다린 보람이 있었습니다. 콩나물국밥 국물이 툭툭하고 아주 맛이 있었습니다. 맛있게 먹으려면 넣지 말라는 달걀을 넣어서 그러지 않았나 생각하면서 땀을 뻘뻘 흘리며 국물까지 다 먹었습니다. 

  거의 마흔 날 만에 만난 아이들은 눈에 띄게 자란 아이도 있고, 여름 동안 햇볕 구경도 못한 것처럼 하얀 아이도 있었습니다. 저마다 나름 뜻깊은 날들을 보내고 온 만큼 좀 더 나은 모습 아니 좀 더 즐거운 날들을 만들어 가는 데 마음을 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이 말은 두꺼운 옷 또는 솜옷, 넉넉한 살림살이, 거센 목소리를 나타낼 때도 쓸 수 있으며 작은 말은 '톡톡하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