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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퉁구리
[뜻] 어느 만큼의 크기로 묶거나 사리어 감거나 싼 덩어리
[보기월] 그렇게 갈고 닦는 데 들인 때새를 모아 묶을 수 있다면 몇 퉁구리가 될지 모릅니다.
 
  건들장마가 깨끗하게 가셔 준 파란 하늘을 보고 많은 분들이 기분이 좋다는 말을 하는 걸 들었습니다. 바람까지 건들건들 불어서 시원했습니다. 이른 아침 바람을 쐰 사람들은 소매 긴 옷을 입고 나선 걸 봤습니다. 저는 아직은 짧은 옷이 시원하고 좋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것도 내가 하면 그리 좋게 느껴지지 않는 게 있습니다. 남들이 먹어 보고 맛있다는 맛집에 갔는데 그리 맛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아이들과 나누는 것들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제가 좋다고 날마다 올리는 글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지만, 다른 사람들이 올려 놓은 것들 가운데 제게 쓸모 있다고 느껴지는 게 많지 않습니다. 
 
 어쩌다 좋아 보여서 아이들과 나눠 보면 올린 분이 말한 것처럼 그리 잘 되지 않아서 마음이 아플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많은 분들에게 좋다는 말을 듣는 감을 만들어 올리는 분들은 참 대단하다 싶습니다. 
 
 일을 마치고 밤에 함께 일하는 아우가 갈고 닦은 솜씨를 펼치는 자리에 다녀왔습니다. 더운 여름 내내 하루도 쉬지 않고 닦은 솜씨는 참으로 멋졌습니다. 그렇게 갈고 닦는 데 들인 때새를 모아 묶을 수 있다면 몇 퉁구리가 될지 모릅니다. 그래서 배곳 식구들이 여럿 가서 크게 손뼉을 쳐 주고 왔습니다. 그리 멋진 모습을 아이들이 봤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다음에 푸름이들을 위한 자리가 있다고 하니 그때는 꼭 가서 봤으면 좋겠습니다. 
 
 이 말은 '퉁구리를 사리다' '퉁구리를 짓다'처럼 쓰기도 하고, 종이 한 퉁구리, 새끼 두 퉁구리와 같이 쓰면 됩니다. 우리가 흔히 끈을 셀 때 쓰는 '마끼'는 일본말 '에서 비롯된 말이라고 하니 앞으로 '퉁구리'라는 말을 쓰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