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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허룩하다
[뜻] 줄거나 없어져 적다
[보기월] 뭐가 들기는 했나 싶을 만큼 허룩한 가방을 메고 손을 주머니에 넣고 오는 아이들도 보였습니다.
 
  몇 날 동안 쪽빛 하늘을 볼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저만 그런 게 아니라 다들 기분이 좋다는 말씀을 많이 하더라구요. 누리어울림터에 파란 하늘과 어우러진 하얀 구름을 담은 찍그림도 많이 보여 주시고, 바람에 살랑거리는 살사리꽃 움직그림을 올려 주셔서 가만히 앉아서 가을 구경을 하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아쉽게도 옅은 구름에 가려 파란 하늘이 좁아졌니다. 아침에는 어제보다 더 서늘하게 느껴졌습니다. 뭐가 들기는 했나 싶을 만큼 허룩한 가방을 메고 손을 주머니에 넣고 오는 아이도 보였습니다. 왜 그런지를 누구보다 잘 알기에 안타까운 마음이 더 컸습니다. 
 
  배곳 곳곳에서 토박이말 솜씨 겨루기를 한다고 떠들썩합니다. 끼리끼리 모여서 토박이말 맞히기를 하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토박이말을 익히느라 힘이 든다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놀이처럼 하지 않고 일처럼 공부처럼 하려고 하니 그렇지 않나 싶었습니다. 좀 더디더라도 맛과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하는 데 다 같이 마음을 쓰면 좋겠습니다. 많은 열매를 거두려고 서두르다가 아이들 마음을 잃는 잘못을 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고개를 돌리면 보이는 배곳 둘레 벚나무 잎이 붉은 빛을 더해가고 있습니다. 바로 옆에 선 은행잎도 노릇노릇해졌구요. 하루하루 가을이 깊어 갑니다. 이레끝 즐겁게 보내시고 새로운 기운 많이 얻어 오시기 바랍니다.^^ 
- 산같이 쌓인 명주 필이 허룩하게 줄어들고 비단 필을 찢는 소리는 삼현 육각 틈에 휘파람 소리같이 쏟아진다.(박종화, 다정불심)
- 오늘은 비가 와서 구경꾼이 어제에 비해 허룩하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