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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오늘 토박이말] 아리송하다

[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아리송하다

[뜻]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하여 또렷이 가리기 어렵다.
       =알쏭하다
[보기월] 옆에서 지켜보는 저도 아리송한 게 많았는데 척척 맞히는 아이들이 놀라웠습니다.
 
 어제 아침에는 밖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차갑게 느껴져 문을 닫았습니다. 이제 바로 맞는 바람이 꺼려질 만큼 가을이 우리 가까이 왔습니다. 길가에 서서 지나가는 수레가 일으킨 바람에 흔들리는 살사리꽃도 함초롬하게 이슬에 젖어서 그런지 마치 추워서 몸을 움츠리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어제 뒷낮에 열린 토박이말 앎 솜씨 겨루기 '징을 울려라'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재미있게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3배해부터 6배해까지 뜸에서 뽑혀 온 마흔 넘은 아이들은 저마다 익힌 토박이말 앎 솜씨를 마음껏 뽐냈습니다. 열째 물음도 안 끝나서 많은 아이들이 떨어져서 '되살아 나기'를 하기도 했지만 끝까지 힘을 다하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옆에서 지켜보는 저도 아리송한 게 많았는데 척척 맞히는 아이들이 놀라웠습니다. 
 
 무엇보다 마지막 '징 울리기' 물음에 한 글자를 틀리는 바람에 징을 울리지 못해서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아깝게 징을 울리지 못한 아이 마음에 견줄 수가 없지만 구경을 하던 많은 사람들이 함께 아쉬워했습니다. 엠비씨에서 겨루기 하는 것을 찍으러 와서 더 떨렸을 수도 있는데 차분하게 잘했습니다.
 
 풀거리를 내고, 겨루기 마당을 챙기고, 겨루기를 이끌어 잘 마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고맙다는 인사를 올립니다. 그리고 토박이말 겨루기 잔치를 널리 알려 준 엠비씨 경남 '경남아 사랑해'를 만들어 주신 분들께도 인사를 올립니다. 고맙습니다.^^
 
 더 많은 아이들이 토박이말에 마음을 쓰고 배우고 익히는 일을 좋아할 수 있도록 토박이말 겨루기 풀그림(프로그램)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교육청에서 뜻을 세우고, 뜻을 함께하는 분들이 돕는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말과 비슷한 말은 '알쏭하다'이며, 큰 말은 '어리숭하다'입니다. 다음과 같은 보기들이 있습니다. 
 -이런 일을 하는 그의 저의가 무엇인지 정말 아리송하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모두 안 갔다면 도대체 모임에는 누가 나간 건지 아리송하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 놋쇠 국자를 철벙거리며 국을 푸는 여자, 얼굴이 김에 싸여 아리송하다.(박경리, 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