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30 (월)

  • 구름많음동두천 22.4℃
  • 구름많음강릉 23.7℃
  • 맑음서울 24.0℃
  • 구름많음대전 24.7℃
  • 구름많음대구 23.5℃
  • 구름조금울산 24.7℃
  • 구름많음광주 25.8℃
  • 구름조금부산 27.9℃
  • 구름조금고창 26.8℃
  • 구름조금제주 27.7℃
  • 구름조금강화 23.1℃
  • 구름많음보은 23.4℃
  • 구름많음금산 24.8℃
  • 구름많음강진군 25.9℃
  • 구름많음경주시 24.7℃
  • 맑음거제 25.1℃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닫기

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오늘 토박이말] 퉁바리맞다

 [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퉁바리맞다
[뜻] 무엇을 말하다가 매몰스럽게 핀잔당하다.=퉁맞다
[보기월] 며느리 자리에서 묻는 것을 아들 자리에서 말을 했으니 퉁바리맞을 만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지끝 울긋 잎 불긋 잎 
 아직은 다들 푸르건만
 바쁜 건지 아픈 건지
 나도 모르게 걱정이
 
 푸른 잔디 파란 하늘
 따끈 덥덥 가을 햇볕
 풀곷 닮은 아이 노래
 가락글이 노래 돼요
 
 아이들 마음 담은 노랫말이 
 가락을 타니 함께한 이들
 모두가 맑고 밝은 아이 누리
 
 바쁜 마음 한가위 채비
 숨을 쉬듯 던진 한 마디
 퉁바리맞고 아뿔싸
 
  가을 빛깔 가을 내음
  가을 사내 가을 한숨
 
 
  집앞에서 아내를 기다리다 올려다 본 벗나무 가지끝 잎들 몇 개가 울긋불긋 물이 들어 있었습니다. 아직 다른 것들은 다들 푸른 잎을 자랑하듯 흔들리고 있는데 마음이 바빴는지 아니면 어디가 아픈 것인지 저도 모르게 걱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서두르지 않아도 될 거라는 제 생각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엿날 창원에서 열린 풀꽃 동요 잔치에 다녀왔습니다. 우리 배곳 김예영 배움이가 이뿐 노랫말 겨루기에 뽑혀서 보람을 받기로 되어 있기도 했지만 아이들 마음을 고스란히 담은 아이들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좋은 자리이기도 해서 큰 마음을 먹고 여러 일을 제쳐두고 갔었습니다.
 
 가서 보니 뒷낮이기는 했지만 드문드문 구름이 둥둥 떠 다니는 하늘에서 내리 쬐는 햇볕은 여전히 따가웠습니다. 종이로 햇빛은 가려도 뜨거움은 몸이 그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아이들의 맑고 깨끗한 마음을 담은 노랫말에 가락을 붙인 노래는 함께한 사람들을 아이들 누리로 데려다 주었습니다. 저도 흔들흔들 흥얼흥얼 노래 누리에서 살다가 왔습니다. 
 
 어제는 조금 이르다는 느낌이 들긴했지만 바빠서 따로 겨를을 내기 어려울 거라는 바쁜 마음에 한가위 장을 보러 갔습니다. 자잘한 것들을 미리 사 놓기로 한 것이지요. 이걸 사면 좋을까 저걸 사면 좋을까 장을 보던 아내가 던진 말에 둘 다 괜찮다고 했다가 기가 찬 한 마디를 듣고서야 아뿔싸를 외쳤습니다. 며느리 자리에서 묻는 것을 아들 자리에서 말을 했으니 퉁바리맞을 만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나브로 가을이 가을 빛과 가을 내음을 더해 가고 있습니다. 가을은 사내들 철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 가을이면 가을을 타는 사람들을 많이 봅니다. 가을을 타는 사람들이 저도 모르게 쉬는 한숨이 더욱 크게 들릴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