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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포시럽다
[뜻] 살이 통통하게 올라 포근하고 부드럽다.
[보기월] 아빠를 똑딴 아이의 포시러운 볼은 만져 보고 싶기도 했습니다.
 
  밝날을 지내고 온 아이들
  몸만 배곳에 마음은 아직 밝날
 
  앞에 선 갈침이도
  누군가의 아빠, 엄마, 아들, 딸
 
  일터에 계신 어버이라 
  여겨 달라 손 모아 입 모아
 
  생각해 줘 도와 줘
  애타는 읊조림에도
 
  북이는 멀뚱멀뚱 
  배미도 듣는둥마는둥

   이레끝을 보내고 온 아이들은 한날이면 기운이 넘칩니다. 마음껏 뛰어 놀지 못한 아이들은 그 아이들대로 마음껏 놀고 온 아이들은 또 그 아이들대로 할 말이 많습니다. 날마다 만나지도 않고 이레에 두세 차례 얼굴을 보는 사람들은 어제 같은 날이 참 힘이 든답니다.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저는 아이들에게 손을 내미는 쪽입니다. 아이들 앞에서는 갈침이들도 저마다 집에서는 누군가의 아버지, 어머니이기도 하고 또 아들, 딸이라는 것을 생각해 주라고 합니다. 또 다른 일터에 계신 내 아버지, 어머니가 힘들지 않기를 바라듯이 갈침이와 동무들을 생각해 주고 도와 주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깊은 숨을 들이 쉬고 내쉰 뒤에 애타는 마음으로 하는 말을 귀담아 들어주는 아이들은 드뭅니다. 듣는둥마는둥 하던 장난을 이어서 하거나 멀뚱멀뚱 딴 곳을 보는 아이들이 많지만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답니다. 그럴 때마다 몸 안에는 뼈구슬(사리)이 생긴다고 합니다.^^

  빨래틀이 소리가 나고 빨간 불이 들어온다고 사람을 불러 놔서 때 맞춰 가느라 바쁜 걸음을 쳤습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듣고 보니 아무것도 아니라고 해서 기운이 빠졌습니다. 저녁을 먹고 살 게 있어서 가게에 갔었는데 거기에는 크기만 다르고 같은 틀에 찍어낸 듯한 아빠와 아들이 있었습니다. 손을 잡지 않고 아장아장 걷는 모습이 참 귀여웠습니다. 아빠를 똑딴 아이의 포시러운 볼은 만져 보고 싶기도 했습니다. 피는 못 속인다는 말이 절로 떠올랐습니다.^^

 -갓 백일이 지난 아기의 뺨이 너무나 포시러워 보여 나도 모르게 손을 내밀었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4348. 9.22. ㅂㄷㅁㅈ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