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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살닿다
[뜻] 밑천이 빠질 만큼 밑지게 되다(손해가 나다)
[보기월] '손해가 난다'는 말을 써야 할 때 '살닿는다'는 말도 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골라 골라 잡아 잡아 골라
  한  벌에 6,000원, 두 벌에 10,000원
 
  쌉니다 싸 
  하나를 사시면, 하나는 덤으로~

  자 드셔 보세요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몰라요

  왜 이렇게 비싸요?
  이거 살테니까 이건 끼워 줘요.
 
  좀 깎아주세요~ 손님 한 마디에
  그럼 살닿는다고 엄살

  사팔기 어우러지는 흥정 한바탕
 

   비가 올 거라는 기별을 듣고 집을 나섰지만 하늘을 봐서는 올 것 같지가 않았습니다. 그런데 바람이 늘 불던 쪽이 아닌 쪽에서 부는 걸 보니 오긴 오겠다 싶었습니다. 날이 조금씩 어두워지더니 낮밥을 먹을 무렵에 비가 내렸습니다. 어김없이 틀림없이 비가 온다며 놀라워했습니다. 

  여러 가지 챙겨야 할 일들을 하느라 뒷낮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몰랐습니다. 배곳 바깥 토박이말바라기 갈침이 모임이 있는 날인데 하던 일을 끝내고 나오다 보니 조금 늦게 닿게 되었습니다. 아이들 저녁을 챙겨 주기로 되어 있었고 다른 모임도 있는 날이라 마음은 바빴지만 자리를 함께한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더 오래 이야기를 하고 왔습니다. 

  아이들과 저녁을 먹고 높배곳(고등학교) 동무들 모임을 하는 곳으로 갔습니다. 어디쯤인지만 알고 나서서 가는 길 시장을 지나갔습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날이 저물었는데 아직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파는 사람들과 사는 사람들 목소리가 빗방울 소리와 섞여 노래처럼 들리는 듯했습니다. 손님들은 깎아 달라고 하고 파는 분들은 손해가 난다고 엄살을 부리지요. '손해가 난다'는 말을 써야 할 때 '살닿는다'는 말도 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떤 일을 해서 밑졌을 때 밑천이 되었던 돈'을 '살돈'이라고 합니다. 몸에 붙은 살과 같은 돈이란 뜻이지요. 이 '살돈'의 '살'에 닿는다고 하면 손해가 나는 것과 이어질 것입니다.

  모임 끝자락에 헤어지면서 좀 더 뜻 깊은 일을 해 보자는 말을 했고 다음 모임에서 이야기를 이어 가기로 했습니다. 뜻을 같이해 주는 사람들이 많이 있기를 바라며 다음 모임을 기다립니다.

 -상인들은 남는 장사인데도 살닿는다고 죽는소리를 한다.(표준국어대사전)
 -상인들마다 장사가 살닿는다고 죽는소리를 해 댔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