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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한국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잠방이

[뜻] 가랑이가 무릎까지 내려오도록 짧게 만든 홑바지
[보기월] 한가위 늦더위에 잠방이를 찾아 입고 나가도 참 시원하니 좋았습니다.
 
 추석 보다 한가위
 슈퍼문 보다 한보름달
 되세요 보다 쇠세요
 
 이랬으면 하는데 
 그런 사람 아쉬워
 달을 보며 빕니다
 
 한가위 늦더위
 잠방이 나들이
 시원타 개운타
 
 반바지보다 잠방이
 챙기고 가꾸어 
 막힘없이 나누길
 
 다들 한가위는 잘 쇠셨습니까? 
 많은 사람들이 인사를 주받는 걸 봤지만 "추석 잘 보내세요."라고 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여느 때보다 큰 보름달이 뜬다며 여기저기서 말들이 많았지만 '슈퍼문'이라는 말에 밀려 대보름달도 한보름달도 입에 올리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밤이 늦도록 오랜만에 만난 분들과 인사하고 이야기꽃을 피우느라 달님을 만날 겨를이 없었습니다. 날이 바뀔 무렵 밖에 나가 나무 끝에 걸린 그야말로 한보름달을 봤습니다. 불빛이 없는 곳이었지만 달빛만으로도 밝음은 넉넉했습니다. 저는 달님께 두 손 모아 빌었습니다. 사람들이 말힘을 제대로 똑똑히 알아서 우리 토박이말을 챙기고 가꾸어 막힘이 없이 느낌, 생각, 뜻을 주고 받으며 잘 살게 해 달라고 말입니다. 
 
 한가위에 찾아 온 늦은 더위에 잠방이를 입고 나들이를 갔습니다. 살랑살랑 부는 바람이 참으로 시원하고 개운해서 좋았습니다. 반바지라는 말을 많이 쓰기 때문에 잠방이는 몰라서 쓰는 사람들이 없습니다. '잠뱅이'라는 옷가게 이름은 아시는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잠방이를 쓰는 분들이 더 많아질 날이 오게 해 달라고 또 빌어 보렵니다.
 
-그는 적삼에 잠방이를 걸친 채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부지런히 일했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세 사나이는 땀 먼지에 결은 등거리 잠방이를 훌훌 벗어 팽개치고는 나란히 서서 머리로부터 물을 맞았다.(유주현 대한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