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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오늘 토박이말]포집다

토박이말 맛보기

배달말지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포집다
[뜻]2)그릇을 포개어 놓다.
[보기월]아침부터 쓴 것들을 포집어 놓은 그릇 키가 한 자는 되지 싶었습니다.
 
  어제 집을 나설 때만큼 비가 내리면 큰물이 나가겠다 싶었는데 그리 오래 가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뒷낮이 된 뒤에도 쉬지 않고 비는 내렸습니다. 아침에 비를 맞으며 공을 차던 아이들이 낮밥을 먹고도 그러고 있었습니다. 공을 차고 싶은 아이들 마음은 비도 꺾지를 못했나 봅니다. 
 
  아이들 마음 자리를 오르내리는 요즘 적잖이 멀미를 하곤 합니다. 뻔히 도움을 받아야 할 아이들이 눈앞에 있는데 딱히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에 기운이 빠질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면 깊이 숨을 들이 쉬었다 내 쉬면서 마음을 다스립니다. 
 
 저녁에 있었던 배움자리는 힘이 들었지만 보람도 있었습니다. 앞낮에는 아이들과 뒷낮에는 토박이말바라기 갈침이 모임과 안친 일을 하느라 쉬지 않고 달렸기 때문에 몸은 많이 무거웠습니다. 그런데 제 말씀을 들으신 분들이 어렵고 딱딱한 이야기를 알아 듣기 쉽게 잘 풀어줘서 좋다고 하시니 기운이 났습니다. 제가 드린 도움 보다 받은 기운이 더 많았다고 할까요?^^
 
  마치고 돌아와 보니 설거지가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침부터 쓴 것들을 포집어 놓은 그릇 키가 한 자는 되지 싶었습니다. 많지는 않았는데 일부러 쌓은 것처럼 말이지요. 하루가 짧게 느껴지는 요즘 몸을 움직일 일이 없어 마음이 쓰였는데 뜨거운 물로 부시면서 살짝 땀도 흘릴 수 있어 좋았습니다. 
 
  아침에 만난 바람은 어제보다 훨씬 서늘합니다. 하늘은 말간 얼굴로 쪽빛을 자랑하고 있네요. 가을 나들이 가기 딱 좋은 날, 꼬까잎 구경하러 가고 싶어지는 날입니다.
 
 이 말은 1)거듭 집다는 뜻도 있으니 앞으로 더 자주 많이 써 주시기 바랍니다.